디지털 치료기기(DTx)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미래 산업으로 기업 가치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한국에서는 임상시험이 증가하고 있고 일본에서는 미래 산업으로 투자 유망종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준호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 연구원은 지난 11일 보고서 '국내외 디지털치료제(DTx) 산업 현황 및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현재 글로벌 DTx 시장 규모는 2020년 27억 달러, 2021년 32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또 2030년까지 연평균 20.5%의 성장세를 보이며 2030년에는 173억4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웨어러블 기기와 센서 등의 반도체 기술의 발전과 스마트폰 및 태블릿 사용 증가, 만성 질환의 발병 증가, 의료비 절감의 필요성 증대와 함께 헬스케어의 디지털화가 진행되고 있어 글로벌 DTx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베링거, 조현병 치료 디지털 플랫폼 확보…국내 제약사는 지분투자 많아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로 글로벌 빅파마는 크게 두 가지 전략으로 DTx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첫 번째는 기존 의약품과 복합적으로 사용 가능한 제품 개발에 투자하는 것(around the pill DTx)이고 두 번째는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는 독립적인 제품에 투자하는 것(Stand alone DTx)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사노피(Sanofi)는 디지털 치료제 개발기업 해피파이(Happify)와 파트너십을 맺고 불안과 우울증을 줄일 수 있는 앱과 다발성경화증 약물의 치료법을 제공하고 있다. 또 베링거인겔하임(BI)은 클릭 테라퓨틱스(Click Therapeutics)와 협력해 조현병 치료 디지털 플랫폼을 확보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임상 개발 및 글로벌 상용화에 대한 전문성을 제공하고 클릭은 기술과 제품을 공급한다.

국내 제약사는 DTx 개발 관여하기 보다는 신약 마케팅 등에 관여하여 판매 촉진을 중심으로 주로 지분 투자 형태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DTx 기업인 웰트와 제약회사인 한독, 게임회사 스마일게이트의 협업을 사례로 볼 수 있는데 웰트는 불면증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회사로 한독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협력하고 있다.

한독은 불면증 시장에서 수면제인 스틸녹스를 가장 많이 취급한 경험을 가지고 있고 신약 마케팅 경험도 있기 때문에 DTx 제품의 시장 진입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기존 제품과의 병용도 기대할 수 있다.

또 지분투자 외에도 인수합병, 합작 투자, 업무 협약 등의 형태로 협업이 늘어가는 추세다.

한미약품은 KT와 함께 DTx와 전자약 전문기업인 디지털팜에 합작 투자를 진행하였으며 GC녹십자는 활발한 인수합병을 통해 디지털헬스케어 사업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녹십자홀딩스 자회사 GC케어는 전자의무기록(EMR) 솔루션 기업인 유비케어를 인수했다.

대웅제약은 에이치디정션과 동남아시아 진출 업무 협약을 맺었다. 그 외에도 SK 바이오팜, 삼진제약, 안국약품 등이 전략적 투자, 업무 협약 등의 형태로 DTx 기업에 투자하고, 협업을 진행 중이다.

 DTx  흐름에 맞춰 동아쏘시오그룹도 7월 11일 서울시 동대문구 용두동 본사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그룹의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안착하기 위한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추진단' 출범식을 가졌다.

지난 11일 동아쏘시오그룹 본사에서 진행된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추진단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윗 줄 왼쪽부터) 박재홍 동아에스티 R&D총괄 사장, 김민영 동아에스티 대표이사, 정재훈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이사, 백상환 동아제약 대표이사, 이성근 DA인포메이션 대표이사.[사진=동아제약]
지난 11일 동아쏘시오그룹 본사에서 진행된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추진단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윗 줄 왼쪽부터) 박재홍 동아에스티 R&D총괄 사장, 김민영 동아에스티 대표이사, 정재훈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이사, 백상환 동아제약 대표이사, 이성근 DA인포메이션 대표이사.[사진=동아제약]

일본에선 의료정보 제공 사이트 높이 평가

일본에서는 올해 초 2만5000 대였던 니케이 평균 주가가 12일 3만2203 포인트로 마감됐다. 시장에서는 벌써 일본 니케이 지수가 1년 안에 1989년 12월 29일 달성한 3만8195 포인트를 뚫고 4만 포인트에 도달할 수도 있다는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일본경제신문(전자판)은 올해 6월 28일 ‘닛케이 평균 8만엔, 외국인들 납득’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니케이 평균 주가가가 2030년 8만엔 대 까지 상승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싱가포르 투자고문회사 사장인 후지와라 데츠이치(藤原徹一) 인터뷰를 통해 나온 이 가설에 적지 않은 투자 전문가들이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주가 상승 국면에서는 주가에 연동하는 ETF(상장 투자 신탁) 등 장기 보유 상품에 투자하는 것도 있지만 안정적으로 자산을 2.5배 튀기려면 개별 주식에 투자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링크 어드바이저스(Global Link Advisers) 도마츠 노부히로(戸松信博) 대표는 “장기 보유를 전제로 하면 첨단 기술이나 획기적인 비즈니스 모델 등 독자적인 강점으로 월등한 시장 점유율을 가진 기업이 기대주”라면서 “일본에서 의료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를 운영하는 디지털 치료기기 기업인 케어넷(CareNet)도 주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밝혔다.

미국선 DTx가 인허가를 면제받아 출시…한국도 불면증 치료제 첫 허가

미국=2020년 4월, FDA는 코로나로 인한 공중보건 응급상황의 정신질환 치료를 위한 디지털 건강 장비에 대한 시행방침의 지침을 발표하여 DTx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였다. 정신질환 관련 DTx에 대해 FDA의 510(k)를 한시적으로 면제해준다는 규제 완화를 시행하였고 이에 따라 10여개의 DTx가 인허가를 면제받아 출시되었다.

현재 DTx는 중추신경계(CNS) 영역을 중심으로 상용화가 활발하다. 치료를 사용 목적으로 FDA 인허가를 받은 최초의 DTx는 페어 테라퓨틱스(Pear Therapeutics)의 약물 중독 치료 애플리케이션인 ‘reSET’(2017년 9월 허가)다. 현재는 40개 이상의 제품이 허가를 받았으며 2020년 4월부터 FDA의 코로나19 공중보건 응급상황의 정신질환 치료를 위한 디지털 건강 장비에 대한 시행방침의 지침을 발표하여 DTx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CNS 분야의 DTx가 급증하였다. 미국 시장에서는 CNS에서 25개의 제품을 비롯한 40개 이상의 시판 혹은 개발 중인 DTx 제품을 확인할 수 있다.

또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은 총 139개이며 CNS(91개, 65%), 심장 대사(17개, 12%), 소화기계(10개, 7%)로 분포되어있고 나머지(21개, 6%)는 종양, 여성 건강, 안구질환, 비뇨기계, 호흡기계 및 자가면역 전반에 분포되어있다.

한국=보건복지부가 2023년 3월 발표한 제3차 제약바이오 육성산업에서 ‘디지털·바이오헬스 혁신위원회’를 설치하여 디지털 헬스케어를 포함한 새로운 영역 개발에 대해 범부처 차원 협력을 통해 신속하고 전략적인 정책 결정 및 집중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ㆍ바이오헬스 혁신위원회는 국무총리 산하 단체로 디지털ㆍ바이오헬스 관련 중장기 전략 수립, R&Dㆍ정책금융ㆍ세제 지원, 인허가 등 규제법령 개선, 인력양성, 글로벌 진출 등 총체적·입체적 정책 조정자 역할을 할 계획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20년 8월에 ‘디지털치료기기 허가ㆍ심사 가이드라인’(민원인 안내서)을 발표하였으며 첫 사례는 올해 2월 허가를 받은 에임메드의 불면증 인지행동 치료법을 모바일 앱으로 구현한 소프트웨어인 ‘솜즈’(Somzz)다.

국내에서 최초로 승인을 받은 에임메드의 솜즈는 불면증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인지행동치료(CBT) 기업에 기반한 DTx다. 수면습관 교육, 피드백, 행동 중재 등을 통해 6~9주간 수면의 효율을 높여서 불면증을 개선한다.

국내 DTx 제품의 임상시험계획 승인 건수는 지난 5년간 꾸준히 상승해 2018년 6건 대비 지난해 49건으로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식약처에 따르면 2023년 1월 기준, 25건의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2021년에는 9건의 임상시험계획이 8개 질환에 대해 승인됐으나 지난해에는 17건의 임상시험계획이 12개 질환에 대해 승인되었다. 2023년 5월 기준 9개 제품이 확증 임상 승인을 받았으며 2개 제품이 허가를 받았다.

유럽=독일과 영국이 비교적 제도적 기반을 갖추었다. 독일에서는 DTx(DiGA)를 2019년 12월 법제화 했으며 DTx를 공적 의료보험 조합(GKV-SV)의 보상 의료 서비스 대상에 포함시켰다.

영국에서는 2021년 1월 보건사회복지부(DHSC)가 디지털 및 데이터 기반 헬스 기술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으며 국가보건연구소(NHS)는 심리치료 접근성 개선 IAPT 프로그램에 의한 DTx 승인 평가 절차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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