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소아청소년과에서도 전공의들이 잇따라 떠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서울대 병원측에 따르면 지난 5월이후 8월까지 1년차 전공의 14명가운데 3명이 전공의를 포기하고 떠났다. 서울대 소아청소년과에서 이처럼 수개월 사이에 3명이 떠난 것은 아주 이례적이다. 

다른 대학이나 병원에서 전공의들이 보다 좋은 근무여건의 대학 또는 병원으로 옮기기 위해 떠나는 일은 있어도 서울대 소청과 1년차 전공의들이 대거 병원을 떠나는 것은 퍽 이례적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처럼 전공의들이 현장을 떠나는 이유는 첫째는 중증 소아환자에 대한 치료위험부담이 많고 전문의사들이 많은 서울대 병원으로 소아환자들이 몰려 전공의들의 업무부담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진다. 또 부모들의 악성민원으로 의료분쟁이 잦은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고 했다. 특히 최근 영구적 발달장애 후유증으로 10억원의 배상판결을 받은 사례가 발생하자 이에 자극을 받은 전공의들이 소청과 전공의로서 동기부여가 사라진 것도 한 원인일 것으로 병원측은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이 외에도 최근 국가적 과제인 저출산문제가 가장 근본적 원인이라는 지적이라는 데에는 이론이 없을 것이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2분기(4~6월) 국내 합계출산율은 0.7명으로 전년동기대비 0.5명이나 급감해 세계 최하를 기록했다. 합계출산율이란 한 여성이 가임기간(15~49세)동안 출산가능한 자녀 수를 말한다.

70년대에 합계출산율이 4.5명에 달했던 것이 이처럼 낮아진 것은 안정적인 일자리 부족과 집값 폭등이 원인이다. 젊은이들이 불행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서는 아이를 갖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는 의식을 갖게 됐기 때문인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츨산율 하락은 막을길 없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소아청소년과를 지망하는 전공의들도 드물 것이라는 것은 정해진 이치다. 

올해 전반기 전국 수련병원들이 모집한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가운데 지원자수가 정원의 10%밖에 안됐다. 지난해 23%의 절반에 그친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비단 소아청소년과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내과 외과 산부인과도 마찬가지다. 이들 필수의료과에 대한 전공의등 의사인력 확보를 위해서는 젊은이들위한 일자리 확보와 집값 안정, 이를 위한 경제활성화 외에 왕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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