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약ㆍ바이오 주가는 이벤트에 비해 결과는 아쉬운 것으로 나타났고 내년에는 비만 치료제를 중심으로 의료 AI가 유망한 키워드로 부상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또 내년 제약ㆍ바이오주 투자는 방어주 성격의 종목들을 중심으로 한 안정적 전략이 중심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신한투자증권 정재원 선임 연구원은 6일 보고서를 통해 “내년 상반기 제약ㆍ바이오 투자전략 은 안정적인 실적 성장 기업과 본업 수익성 개선, 판매지역 확대에 따른 성장 가능성이 확실하게 보장된 기업을 주목한다”고 밝히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HK이노엔, 비올을 유망한 기업으로 추천했다.

올해 제약ㆍ바이오 의약품 지수 연초대비 마이너스 성장 

보고서에 따르면 10월 27일 기준 올해 제약ㆍ바이오 코스피 의약품 지수는 연초 대비 -10%, 코스닥 제약 지수는 -2% 추세를 기록, 연초 대비 마이너스 주가를 이루었다. 2023년 제약ㆍ바이오 주가를 요약하면 총 3번의 이벤트가 있었는데 아쉬운 결과를 보였다.

다만 의료기기는 군계일학의 성적표를 받았다. 국내 에스테틱 주요 기업의 주가 평균 연간 데이터(YTD) 53%를 기록 코스닥을 43%p 상회했다. 장비 수출과 소모품 판매 증가, M&A 기대감으로 섹터 최고의 호황기를 누렸다.

올해 현재까지 의약품 관련 이벤트는 크게 3가지가 있었다.

우선 4월 초 삼천당제약의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임상 3상 통과, 루닛의 캔서문샷 프로젝트 참여, 알테오젠의 키트루다SC 임상 확대 등이 발표됐다. 우호적인 소식들이 연달아 쏟아지면서 업종 반등 기대감이 높아졌다. 코스피 지수는 4월에만 연초 대비 처음으로 기준점을 상회했고 코스닥은 22% 상승했다.

두 번째 이벤트가 일어난 8월에는 코스피와 코스닥이 상반된 양상을 보였다.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가 심혈관 부작용을 감소시켰다는 내용으로 비만 테마가 강세를 보였다. 이 소식 발표 이후 코스닥 시장의 관련 기업들에 수급이 집중됐다. 8월 말 기준 코스닥 지수는 연초 대비 14% 올랐지만 코스피 지수는 5% 주저 앉았다.

마지막 이벤트는 10월에 발표된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다. 시장의 관심도가 매우 높았는데 개발을 전담하는 존슨앤존슨(J&J) 자신감에 때문이었다. 렉라자 발표 이전 발표된 타그리소+화학 항암제 병용 데이터가 타그리소 단독 대비해 월등하다고 판단할 수 없었던 상황도 기여했다.

초록 데이터 공개 이후 렉라자+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의 무진행생존기간(mPFS)이 23.7개월이라는점에서 기대감 대비 우위를 증명하지 못했다. 데이터 발표일 기준 코스닥 제약 지수도 처음으로 마이너스 추세로 진입했다(10월 19일 기준 연초 대비 –2%).

정재원 연구원은 “올해 업황 반등 및 지속성을 기대해볼 수 있었던 바이오시밀러 등 주도주의 이벤트들이 결과적으로 아쉬웠다”면서 “ESMO 이후 국내 시장에 영향을 줄만한 주요 R&D 이벤트는 단기적으로 부재했다”고 평가했다. 정 연구원은 “내년 1월 개최되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이전까지는 추세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내년 제약ㆍ바이오 주가 흐름과 투자 전략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정재원 연구원은 “내년에는 고금리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며 설사 금리 인상이 중단되더라도 후행적인 경기 둔화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내년에도 섹터 내에서 방어주 성격의 종목들에 대한 접근법이 안정적인 전략”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2024년 제약ㆍ바이오 섹터를 접근하는 전략은 크게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안정적 실적 성장이 기대되는 종목이다. 여기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HK이노엔, 비올이 해당한다. 또 셀트리온, SK바이오팜, 아이센스는 관심 종목으로 제시했다.

정재원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글로벌 CDMO 업체들의 가이던스 하향 국면에서도 유일하게 연간 가이던스를 3조6000억원으로 상향했다”면서 “글로벌 제약사와의 트랙 레코드가 쌓이고 있고 생산 캐파 증가와 공장 효율화에 따른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또 HK이노엔에 대해 ‘케이캡’ 계약 갱신에 따른 수익성 개선을 꼽았다. P-CAB 계열의 강점을 내세워 국내 점유율도 상승 중이며 해외 진출 기대감도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정재원 연구원은 “케이캡의 내년 초 유럽지역 계약 체결, 중국 내 시장 확대에 따른 로열티 성장도 주목된다”고 밝혔다.

이밖에 셀트리온에 대해서는 최근 FDA 허가를 받은 램시마SC(제품명: 짐팬트라)가 내년 매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회사가 제시한 짐팬트라의 내년 미국 매출은 보수적으로 5000억원 수준이다. 짐팬트라는 신약 트랙으로 허가받았다는 점에서 바이오시밀러 대비 높은 약가, SC제형을 내세운 빠른 침투 가능성이 있다.

또 SK바이오팜은 현재 시판하고 있는 ‘엑스코프리’를 기반으로 한 2022년 4분기 흑자 전환 이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엑스코프리가 출시 이후 처방량이 지속적으로 상승 중으로 분기 평균성장률은 13% 수준이다. 2010년 이후 출시된 3세대 뇌전증 경쟁 신약인 ‘브리비엑트’(Briviact), ‘압피톰’(Apitom), ‘파이콤파’(Fycompa) 대비 매출 성장 속도가 빠르다.

내년 비만 치료제 이슈 계속…삼바ㆍ한미약품이 수혜 가능성

보고서는 올해 제약ㆍ바이오 섹터를 강타한 가장 큰 키워드는 ‘비만’으로 꼽았다. 또 내년에는 올해보다 비만은 더 높은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일라이 릴리의 제품인 ‘마운자로’(Mounjaro) 때문이며 마운자로는 저용량(5mg)에서도 삭센다, 위고비 대비 우수한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 현재 마운자로는 비만 적응증으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내년 중 허가 및 시장에 출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시장은 마운자로의 성공을 점치고 있다.

이벨류에이트 파마(Evaluate Pharma)에 따르면 2022년 매출은 삭센다가 15억 달러, 위고비 9억 달러, 마운자로 5억달러지만 향후 2208년 매출은 삭센다 4억 달러, 위고비 154억 달러, 마운자로 205억 달러로 예측하고 있다.

마운자로의 등장으로 인해 국내 생산 역량이 있는 기업들이 수혜를 볼 수 있다.

정재원 연구원은 “바이오의약품 CMO 사업을 영위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한미약품을 주목한다”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GLP-1 공급 부족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마운자로 출시 이후에도 기존 제품의 수요 감소보다는 전 제품의 수요 상승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생산 목적으로 4공장을 완공했고 연내로 본격적인 가동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추가적인 공장 증설 역시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이 기대되고 글로벌 제약사와의 트랙 레코드도 착실히 쌓이고 있다. 향후 추가적인 바이오의약품 공장 증설에 따른 수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재원 연구원은 또 “한미약품도 평택 바이오플랜트를 통한 CMO 사업 가능성이 기대된다”면서 “2018년 완공한 2공장은 현재까지 생산에 대한 특별한 뉴스는 없었지만 한미약품이 보유한 NASH 파이프라인이 임상 2b상에 진입하면서 1공장 캐파 초과분에 대해 2공장을 통해 나머지 물량이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또 한미약품은 현재 미국에서 시판 중인 ‘롤론티스’ 관련 물량도 2공장을 통한 생산계획이 있음을 밝혔다. 2공장은 미국 수출을 위해서는 cGMP 획득이 필요하나 1공장의 경험을 통해서 인증 획득에는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 AI 기업은 진단분야 비급여 시장서 출시 제품 증가할 듯

한편 보고서는 내년 의료AI 시장을 두 가지 포인트에서 분석했다.

우선 진단 관련 기업은 비급여 시장의 개화에 따른 매출 성장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2023년 큰 폭의 주가 상승을 보인 의료AI 기업은 대부분 진단 분야였다. 루닛은 상장일 대비 541%, 뷰노는 104%, 제이엘케이는 320%의 상승을 보였다. 이는 매출이 유의미하게 발생 중인 점에 기인했다.

내년에는 비급여 시장에 진출 하는 제품 수가 증가할 예정이다. 탑라인 성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설명하기 어려 운 현재 상황을 해소해줄 수 있을 것이 기대된다.

신약개발 분야에서는 글로벌 성과에 따른 수혜를 기대해볼 수 있다. 2024년에는 인공지능을 통해 도출한 후보물질의 임상 2상 데이터 공개가 기대된다. 전례가 없었기에 유의미한 성과를 발표된다면 국내 관련기업도 이에 따른 수혜를 볼 가 능성이 충분하다.

국내에서 인공지능을 신약개발에 활용하는 기업은 대표적으로 신테카바이오, 파로스아이바이오가 있다. 글로벌 기준으로 리커전 파마슈티컬스, 인실리코 메디신 등의 기업이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올해 7월 엔비디아로부터 5000만달러를 투자받는다는 발표로 시장의 큰 주목을 받은 리커전 파마슈티컬스는 현재 5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했다. 가장 앞선 단계의 파이프라인은 제2형 신규섬유종증(NF2) 후보물질인 ‘REC2282’로 현재 임상 2/3상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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