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역외상센터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테러사건으로 새삼스레 주목받고 있다. 이 대표가 처음 진료를 받은 부산대 권역외상센터에서 서울대 병원으로 전원(轉院)하면서 부산대 권역외상센터가 부실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면서 생긴 일이다.

보다 좋은 시설이나 의료진이 있는 병원으로 옮겨가는 환자 또는 가족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나 혹시 지방대학의 시설과 의료진이 미덥지 않아 옮긴 것이라는 오해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태도는 이 대표의 수술을 집도한 민승기 서울대병원 혈관외과 교수의 발언에서도 나타난다. 민 교수는 한 언론매체(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속목정맥(내경정맥)앞부분에 예리한 흉기로 길이 1.4cm 정도 찔린 자상(刺傷)이 있었다”며 “목정맥 혈관수술은 ”경험많은 혈관외과 의사의 수술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 김영대 교수의 말은 이와 다르다. 김 교수는 같은 언론매체와 인터뷰에서 혈관손상치료는 부산대 외상센터 의료진이 경험도 많고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이어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가 아니라면 의학적 측면에서 환자의 외부이송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또 이 대표의 서울대병원 이송은 “우리가 먼저 요청한 것이 아니라 서울대병원 의료진과 통화중이던 이 대표 비서실장이 내게 전화기를 건네줬다”며 “나는 상황설명을 했고 서울대 병원의 수술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라고 했다.

권역외상센터는 일정 관활구역에서 발생한 외상환자들을 대상으로 1년 365일 하루 24시간동안 언제든지 교통사고 추락등에 의해 다발성골절, 출혈등을 동반한 중증 외상환자에 대해 병원 도착 즉시 응급수술이 가능하고 치료를 할수 있는 시설과 장비 의료인력을 갖춘 외상치료센터다. 말하자면 생사의 기로에 있는 중상자들을 치료하는 곳이다. 국내에는 이러한 권역외상센터가 17곳이 지정돼 있다. 보건복지부장관이 시설 장비 인력등을 감안해 지정토록돼 있다.

부산대 병원은 이중 하나로 지난해에는 이중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최우수 권역외상센터다. 최상위 30%를 지정하는 A급 외상센터로 지정된 것은 4년째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독립된 외상센터 건물을 갖고 있고 전문의사 17명에 124개 외상환자 병상을 갖추고 있는 국내 최대규모의 권역외상전문센터다. 이 대표가 이러한 부산대 병원에서 수술을 받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서울과 부산ㆍ광주ㆍ대전ㆍ전북도등 광역시도 의사회들이 이에 대해 “지방 의료진들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집단반발하고 나선 것도 무리는 아니다. 

가족의 요청이라고는 하나 헬기로 이 대표를 서울까지 이송키로 한 결정도 이해할 수 없다. 상처가 중증으로 생명에 지장이 있을 만큼 심각했다면 마땅히 사고를 당한 현지의 부산대 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받는 것이 옳았기 때문이다. 서울까지 갈 만큼 시간 여유가 있었다면 상처가 그리 심각하지 않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 대표의 수술후 서울대병원 진료진의 기자회견도 이상하다. 국민적 관심이 많은 다수 야당대표의 응급부상에 대해 이틀 만에 가진 기자회견도 그렇고 기자회견후 기자들과 의문사항에 대한 질의응답이 차단됐기 때문이다. 전례 없는 일이다. 이러한 의문들이 빠른 시일내에 풀리기를 바란다. 그래야 권역외상센터에 대한 국민의 믿음을 되돌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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