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한미약품그룹의 투자유치 및 경영 자문을 수행해온 라데팡스파트너스는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의 현물출자와 신주발행을 통한 두 그룹 간의 동반경영을 제안하였고 지난 12일 그 서막을 열었다.

시작은 상속세 자금 유치였으나 수많은 국내외 금융기관과의 협의과정에서 20~30년 후에는 삼성, 현대기아차, LG그룹 등 해방이후 수십년간 국민의 힘으로 키워온 기업들마저도 60%에 달하는 상속세를 감당할 수 없어 국내자본의 소유가 아닌 해외자본의 소유가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에 미국, 유럽, 일본의 기업들이 어떠한 형태로 해당 국가 자본 소유로 지배구조를 지켜나갔는지 분석한 결과, 한미약품그룹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화학을 기반으로 한 OCI그룹을 매칭하게 되었다.

한미약품그룹은 국내 대표적인 연구개발(R&D) 중심 제약업체로 전문의약품 부문 1위 기업이며 OCI그룹은 태양광 산업의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을 포함해 첨단화학 소재를 전문으로 공급하는 글로벌 그린에너지/화학기업이다. 

이 두기업의 '통합 & 공동경영'은 국내에서 선보인 첫 번째 이종기업집단 간의 결합으로 이를 통해 두 기업은 규모의 경제 및 유기적인 시너지를 이루어 국내 및 해외 시장에서 각자의 전문성이 있는 영역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본다.

라데팡스파트너스는 한미약품 그룹의 자문을 진행하면서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지주회사 체제 밖 계열회사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선진적인 기업문화 정착을 위해 전문경영인을 통한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조언했다. 자문 과정에서 재무적투자자를 상대로 한 단순 지분 매각이나 수익률 보장의 파킹딜 보다는 전략적 파트너와의 공동경영을 통한 기업가치 향상이 장기적으로 국내기업 경쟁력 제고와 선진화된 지배구조 형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이번 딜을 양 그룹에 제안하게 된 것이다.

이번 딜을 통해 두 그룹은 각자 대표이사 및 독립적인 사외이사를 추천해 공동으로 통합지주회사인 OCI홀딩스의 이사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통합지주회사의 중요 의사 결정은 OCI홀딩스 이사회에서 이사들간의 토론과 협의를 원칙으로 함으로써 양 그룹은 오너의 독단적인 의사 결정이 아닌 이사회 위주의 상호간의 견제와 협력을 통해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갈 것이다.

이미 글로벌 선진 기업들은 과거 대주주 가족들만의 밀실경영을 혁파하고, 대주주와 독립된 이사회간 견제와 균형을 바탕으로 한 기업의 발전과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투명한 이사회를 기초로 각각 계열회사는 전문성을 가진 경영인을 통해 독립적으로 경영을 보장받으며 이익 극대화에 노력하고 있다. 

또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독자적인 성장보다는 기업들 간의 통합으로 규모의 경제를 갖춰 공동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최근 그 추세가 증가하고 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은 상속 문제 해결을 위해 기업 가치를 일부러 낮추고 상속세 납부로 오너의 지분이 감소하면서 지배구조가 취약해지고 기업 경쟁력도 약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 주식 시장의 투자자들 눈높이는 높아져 기업들이 선진국 수준의 이사회를 만들고 있지만 오너의 독자적인 의사결정 구조의 한계를 바꾸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번 라데팡스가 제안한 딜은 수 십년의 업력을 통해 각 분야의 대표성을 가진 두 그룹이 각자의 전문성을 살리고 유기적인 시너지를 창출함과 동시에 통합 이사회내에서는 상호간의 견제 및 협력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기업 가치 저평가 요소를 제거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이번 통합과 동반경영은 일견 이종기업집단으로 보이는 두 그룹이 각자 전문적인 영역에서 한층 강화된 경쟁력을 보유할 수 있고 나아가 안정적인 지배구조 하에 상호 보완 기능을 통해 유기적 결합을 통한 시너지를 창출하며 이사회를 통해 공동 경영이라는 큰 틀에 비춰 자발적 오너십 포기로 견제와 균형이라는 선진적인 기업문화를 정착시킬 것이다. 이번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동반경영은 한국 자본주의 체제에서 새로운 지배구조의 전범(典範)이 될 것이며 한국내 취약한 지배구조를 가진 상당수의 기업집단이 참조할만한 모범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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