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출시된 '휴미라'(아달리무맙ㆍ사진) 바이오시밀러들이 오리지널 약에 비해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바이오시밀러 사이에서도 암젠의 ‘암제비타’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하드리마’는 비교적 선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제4차 바이오시밀러 시장 보고서에서 나타났는데 오리지널 제품인 애브비의 휴미라는 지난해 미국에서 출시된 5개 바이오시밀러에 시장 점유율의 2%만을 내주는 선전을 보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는 일부에서 오리지널 의약품 휴미라보다 약 85%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확고한 지배력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 또 고가나 저가 약가 전략과 다양한 마케팅 전략들도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데 효과적이지 못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미국법인 부사장 겸 접근성 책임자인 토마스 뉴커머(Thomas Newcomer)는 보고서를 통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활용도가 낮다는 것은 의료 시스템뿐만 아니라 환자에게도 약값 절감의 기회를 놓치고 있다”면서 “일부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직접적인 비용 절감을 제공하는 약값 지불 시스템도 있지만 결국 환자가 사용하지 않으면 이러한 저렴한 약값 옵션 혜택을 누릴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중 2023년 1월에 시장에 출시된 암젠의 ‘암제비타’(아달리무맙-atto)을 필두로 작년 7월에 바이오시밀러가 대거 출시되었다. 셀트리온의 ‘유플라이마’(아달리무맙-aaty), 산도스의 ‘하이리모즈’(아달리무맙-adaz), 베링거인겔하임의 ‘실테조’(아달리무맙-adbm), 오가논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하드리마’(아달리무맙-bwwd) 등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중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것 바이오시밀러는 실테조로 FDA로부터 상호교환성 지정을 받았다. 이는 휴미라와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없음을 의미하며 이 지정으로 인해 실테조는 처방전을 변경할 필요 없이 오리지널 제품으로 교환 될 수 있다.

한편 바이오시밀러 제조사들은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자사 제품에 대해 할인 공세를 폈다.

2023년 10월 베링거인겔하임은 실테조를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5%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휴미라보다 도매가가 81% 저렴한 無브랜드(unbranded version) 제품도 출시했다. 무브랜드 제품은 약값을 크게 할인하는 제품으로 정식 브랜드명이 아닌 성분명 등으로만 판매하는 의약품이다.

보고서는 “바이오시밀러 판매 부진 속에서도 암제비타는 안정적인 매출을 보였고 하드리마는 다른 바이오시밀러에 비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상호교환성이 있는 실테조는 시장 점유율이 겨우 2%로 차별성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데 고농도 상호 교환 제품이 승인되면 판세가 바뀔 수도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하드리마와 코헤러스 바이오시밀러의 ‘유심리’(아달리무맙-aqvh)는 휴미라 대비 85% 할인된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유심리는 지난해 7월 최저가로 출시됐다. 유심리는 코헤러스 바이오사이언스가 낮은 가격으로 환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마크 쿠반 코스트 플러스 드럭 컴퍼니(Mark Cuban Cost Plus Drug Company)와 파트너십을 발표하면서 바이오시밀러를 569 달러에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유심리는 29게이지의 마이크로 니들 자가주사기와 함께 제공될 예정이며 온라인과 동일한 가격으로 동네 약국에서 처방을 받을 수 있다.

2024년 1월 미국의 3대 처방약급여관리회사(PBM)사 중 하나인 CVS헬스 케어마크(Caremark)는 급여 의약품 목록(처방집)에 휴미라보다 바이오시밀러를 선호한다고 발표했다. CVS 헬스는 오리지널 휴미라 제품을 올해 4월부터 건강 보험, 노동조합, 고용주가 많이 사용하는 선호 처방집 목록에서 제외키로 했다.

미국에서 PBM 선호 처방집 등재 여부는 처방 매출에 절대적 영향을 끼친다. PBM은 사보험사를 대신해 제약사와 약가를 협상하는 의약품 결제 중간자 역할을 한다. 또 PBM은 보험사를 대신해 처방목록도 꾸릴 수도 있다. 바이오시밀러가 PBM 내 선호 처방집에 들어가지 못하면 사실상 보험 시장에서 처방은 힘들어진다.

현재 미국 휴미라 PBM 시장은 CVS 헬스 자회사 CVS 케어마크(33%)와 익스프레스 스크립트(24%), 유나이티드헬스 그룹 자회사 옵텀RX(21%)가 대부분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휴미라=염증의 핵심 역할을 하는 TNF-알파 사이토카인을 표적으로 하는 단일클론항체다. 휴미라는 2002년 FDA로부터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첫 승인을 받은 후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등 적응증 확대를 해왔다. 이 약은 애브비의 최대 자산으로 2021년에는 전년 대비 14% 성장한 206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특허 만료로 인한 독점권 상실로 인해 매출이 잠식되어 2023년 3분기 전 세계 매출이 36.2%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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