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DA가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세포치료제 6가지 전 품목에 2차 암 위험에 대해 '박스형 경고'를 추가토록 결정을 한 뒤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부작용 조사결과도 전 세계 규제 당국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의학전문지 바이오스페이스(BioSpace)는 최근 식약처의 부작용 수집과정을 소개하면서 CAR-T 치료제의 심각한 위험성을 조명했다.

FDA는 22일 안전성 서한 조치사항에서 노바티스, 길리어드, BMS, 존슨앤드존슨 등 CAR-T 6개 품목 중 길리어드 '데카르투스' 만 빼고 모든 품목에 대해 2차 암 내용을 박스형 경고를 30일 내에 추가도록 했다. 박스형 경고에 추가할 내용은 'BCMA 및 CD19 지향 유전자 변형 자가T세포 면역요법으로 치료한 후 T 세포 악성 종양이 발생했다'라는 내용이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FDA는 BCMA 또는 CD19 표적 CAR-T 세포 면역요법으로 치료받은 환자의 악성종양의 심각한 위험을 조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CAR-T 치료를 받은 환자에게서 T세포 악성종양이 발생하는 사례가 총 19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 발표로 한국, EU, 영국 등 여러 국가 규제 당국이 세심히 지켜보고 있다.

CAR-T 세포 치료제는 혈액암 치료에 사용되는 골수 이식 부작용을 피하고자 펜실베니아 대학의 면역학자인 칼 준(Carl June)에 의해 30여년 전에 개발되었다. 현재 노바티스의 ‘킴리아’(Kymriah), 존슨앤존슨/얀센의 ‘카빅티’(Carvykti), BMS의 ‘아벡마’(Abecma)와 ‘브레얀지’(Breyanzi), 길리어드/카이트의 ‘테카투스’(Tecartus)와 ‘예스카타’(Yescarta) 등 6개가 CAR-T 세포 치료제로 다양한 혈액암에 대해 승인되었으며 217개 이상이 임상 2상 및 후기 단계 임상에서 평가를 하고 있다.

유럽 의약청(EMA) 담당자는 바이오스페이스와 인터뷰를 통해 의약품을 평가하고 모니터하는 부서인 PRAC(약물감시 위험 평가 위원회)에서 ”사용가능한 모든 사례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여기에는 유럽 의약품안전관리시스템 데이타베이스(Eudravigilance database)에 등록된 다양한 유형의 T세포 림프종 또는 백혈병 23건이 포함된다”며 이러한 사례가 FDA에 보고된 사례와 중복된다"고 밝혔다.

영국 의약품 건강관리제품 규제청(MHRA) 유익-위험성 평가 담당 부국장인 재닌 졸리(Janine Jolly)는 FDA와 PRAC에서 CAR-T 세포 치료제 치료 후 T세포의 악성종양 위험 등 부작용을 조사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재닌 졸리 부국장은 이차 악성종양이 이 등급의 CAR-T 제품에 대한 위험으로 간주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녀는 MHRA가 “이 문제를 더 깊이 검토하고 결과가 나와야만 의료 전문가와 환자에게 새로운 조언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FDA 담당자는 미국에서 승인된 CAR-T 세포 치료제에 대한 처방 정보에 2차 악성종양의 잠재적 위험이 등급 경고로 표시되어 있지만 FDA는 안전성 커뮤니케이션에 T세포의 악성종양에 대한 보고서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은 2023년 12월 식약처에서 승인한 두 가지 CAR-T 세포 치료제인 킴리아와 카빅티의 부작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영국의 시장조사 및 데이터 분석 전문업체인 글로벌데이터(GlobalData)에서 면역학 및 종양학을 담당하는 약물 분석가 사스미사 사후(Sasmitha Sahu) 박사는 보고서에서 “한국 규제 기관은 악성종양에 관한 광범위한 데이터 수집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후 박사는 한국 식약처가 FDA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규제 정책을 디자인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은 CAR-T 세포 치료제 승인이 난지 얼마 되지 않아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부작용을 체크할 기관이 없다고 밝혔다.

사후 박사는 “한국 기관이 어떤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는 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CAR-T 세포 치료제를 투여하는 병원에 2차 악성종양 발생 등 부작용을 면밀히 추적하도록 지시한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T세포 악성종양을 포함하여 의심되는 모든 부작용 보고를 의무적으로 모니터링하면 CAR-T 치료제를 투여받는 환자를 위한 전용 레지스트리를 생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FDA는 승인된 모든 CAR-T 치료제에 대해 장기적인 안전성 프로필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15년간의 환자 추적 관찰을 요구하고 있다. 또 FDA는 CAR-T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 T세포 악성종양이 보고된 후 평생 모니터링을 권장했다.

한편 길리어드 관계자는 “우리는 임상시험과 시판 제품을 투약한 1만7700명을 치료했지만 예스카타와 데카루트스의 전반적인 유익성-위해성 프로파일에 대한 확신이 있다”고 말하면서 “현재까지 예스카타나 테카르투스 치료제가 T세포 악성종양 발생과 인과적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비슷한 맥락으로 FDA 담당자는 “승인된 CAR-T 제품들의 전반적 이점이 위험을 계속 능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암 및 세포 치료 분야의 글로벌 리더 그룹은 최근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점이 위험성을 능가한다는 결론을 내리면서도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일본에서 종양학 임상 1상과 2상을 관리했던 미국 어드벤첸연구소(Advenchen Laboratories)의 생명공학 전문가인 슈리아 다스(Shriya Das)는 현재 임상시험이 계획대로 진행되지만 임상을 완료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모두가 신문을 읽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 있듯이 피험자가 새로운 임상시험 치료제에 두렵움을 느껴 환자 모집이 지체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스는 또 앞으로 CAR-T 치료제가 규제 당국의 강력한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다스는 FDA가 관련 부작용 증거를 발견하더라도 이 부작용이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데이터와 통찰력을 제공하여 궁극적으로 더 나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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