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약가제도의 희생양으로 국정감사에서도 해마다 거론되고 있는 대화제약 '리포락셀'<사진>이 한국 내 판매를 뒤로 한 채 해외에서 활로를 찾을 수 있을 지 기대된다.

리포락셀은 개발 기간만 20년, 허가된 지 약 8년이 지났음에도 국내에서는 제대로 팔아보지도 못했다. 대화제약은 일찌감치 해외로 눈을 돌려 판로 개척에 나섰으며 조만간 성과를 거둘 조짐을 보이고 있다.

1일 대화제약에 따르면 리포락셀은 중국ㆍ유럽ㆍ미국 등의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작업을 이미 수 년 전부터 지속해 왔다. 리포락셀은 위암치료제인 파크리탁셀 주사제를 마시는 액제로 투약 경로를 변경한 개량신약이다. 투약 편의성이 크게 개선됐다는 점에서 환자들도 기대를 했던 품목이었다.

하지만 정부와 약가 협상에서 제대로 된 값을 받지 못해 대화제약 측은 협상을 포기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대화제약이 책정했던 약가의 50% 수준에 불과해 이익을 낼 수 없는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급여 미등재에 따라 리포락셀의 국내 판로가 막히면서 대화제약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이 같은 노력에 따라 대화제약은 지난 2017년 중국에 리포락셀에 대한 기술 수출에 성공했다. 하이흐 바이오파마는 중국에서 53개 센터에서 53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3상 임상시험에서 기존 정맥주사요법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현재는 해당 임상을 바탕으로 중국 규제당국에 신약허가 신청을 마친 상태며, 판매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리포락셀은 최근 위암 2차치료제 사용에 대해 유럽의약품청 산하 희귀의약품위원회로부터 희귀의약품지정에 대해 ‘긍정적 의견’을 받았다.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게 되면 신약 허가 심사 기간 단축, 품목허가 신청 수수료 및 세금 감면, 신약 허가 후 10년 동안 독점권 부여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대화제약은 리포락셀을 유방암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해외 임상도 진행하고 있다. 임상을 진행 중인 국가는 한국, 미국, 유럽, 중국 등이다.

임상 2상에서 도출된 결과를 보면 유방암에서도 리포락셀액의 유효성, 안정성은 파클리탁셀 주사제 대비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결과를 얻었다. 현재까지 적응증 추가를 위한 임상은 순항 중이라는 의미다. 

대화제약은 2024년 하반기 결과보고서 도출을 목표로 한국, 중국, 유럽(헝가리, 세르비아, 불가리아)에서 진행 중인 유방암 임상 3상 시험 종료 후 미국 라이선스 아웃 추진을 계획하고 있다. 다만 해외 진출을 위한 준비는 순항 중인 가운데 리포락셀의 국내 상황은 녹록치 않다. 재심사 만료 기간이 올해 9월로 얼마 남아 있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당초 리포락셀의 재심사 기간 만료는 2022년 9월이었으나 비급여 판매에 따른 환자 모집이 어려워 해당 기간 내 임상 종료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식약처는 종료 기간을 2년 간 연장했다. 앞으로 약 8개월의 기간이 남아 있으나 이 기간 내 임상을 완료해 결과보고서를 제출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기간 내 결과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할 경우 허가는 취소된다.

대화제약은 리포락셀 개발에 그동안 수 백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허가 취소의 위기에 몰려 있지만 이 같은 상황을 해외 진출을 비롯한 유방암 적응증 추가로 타계할 수 있을 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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