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센의 치료 저항성 우울증(TRD) 신약 ‘스프라바토’(SPRAVATO 에스케타민ㆍ사진)가 한국인 대상 임상 데이터가 없어 국내 허가유지에 난관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중앙약사심의위원회(중앙약심)은 5일 스프라바토의 ‘품목허가 유지 및 추가 유효성 입증 필요성’ 심의결과를 공개했다.

스프라바토는 기존의 항우울제 약물을 투여해도 우울증이 완화되지 않는 환자와 자살 충동이 있는 우울증 환자에게 사용토록 2019년 미국 FDA로부터 승인을 받았고 우리 나라에서는 2020년 6월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일본과 중국에서 스프라바토 허가를 위한 임상에서 유효성을 확보하지 못해 국내에서도 한국인에 대한 유효성에 의문이 생기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중앙약심 위원장은 “스프라바토가 중국인과 일본인에서 효과가 있다고 증명이 안되었으니 한국인 대상으로 임상 관련 자료를 제출하도록 하는 것은 합리적”이라면서 “즉각 즉각 판매 중지 등을 하는 것보다 한국인의 유효성을 따로 입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식약처도 ”자살 충동에 대한 중국, 일본의 시험 결과가 없고 허가 시 제출된 3상 시험에 한국인 26명이 포함되어 있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아 반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위원장은 얀센 측에 ▲이 약의 필요성에 대한 제약회사나, 관련 학회 의견이 누락 되어 있는데 임상에서 얼마나 사용되고 있는지 ▲중국과 일본에서 허가 유지 임상 자료 유무 ▲추가적인 임상시험 디자인을 고려하기 위해 최초의 글로벌 임상시험이 어떤 수준으로 진행 되었는지 등을 물었다.

회의에 참석한 한국얀센은 ”스프라바토의 최초 허가 3상 임상시험은 피험자 수가 약 200∼300명으로 한국인 만을 대상으로 한 임상은 어려울 것“이라고 대답했다. 다만 시판후조사(PMS)를 통한 추가 자료 제출 의사를 전했다.

한국얀센은 ”현재까지 약 70명 정도에서 스프라바토 안전성 사례와 유효성 평가 진술을 모았으며 6년 만기까지 대상자 수가 더 추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위원장은 ”PMS로는 유효성 결론을 내기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얀센은 한국인 26명이 포함된 오픈라벨 단일군 1년 장기 안전성 데이터와 향후 수집될 PMS 데이터, 연구자 주도의 다기관 연구데이터 등을 통해 추가로 자료를 보완할 뜻을 내비쳤지만 임상 3상 수준의 연구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위원장은 ”당장 국내에서 유효하지 않다는 결과도 없어 즉각적인 조치는 필요하지 않지만 추가적으로 유효성을 입증할 필요가 있으며 3상 임상 수준의 자료를 제출할 것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한국얀센은 ”중국인, 일본인 대상 임상의 실패는 유효성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던 부분“이라며 ”예상치 못하게 위약 효과가 높아 시험군과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것이 실패의 원인이었던 것으로 시험약의 마드라스 스코어가 전혀 떨어지지 않은 것은 아니므로 효능이 없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위원장은 ”업체에서 보험급여를 고려하고 있다면 이 기회에 한국에서 임상을 진행하여 자료를 추가해야할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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