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이끌고 있는 대웅제약, 휴젤, 메디톡스가 미국 시장 진출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미 미국 시장에 진출한 대웅제약은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고 있고 휴젤은 이제 대망의 출발선에 대기 중이다. 오리지널 메디톡스는 '재수'를 준비하고 있는 형국이다.

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보유하고 있는 업체는 10곳이 넘는다.

국내 시장 규모는 15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미 다수 업체가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가운데 조만간 국내 허가를 받는 곳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이 돼 가고 있어 많은 업체들이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국내 톡신업체들, 최후 승자는 美 시장서 결정될 듯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서 가장 점유율이 높은 나라는, 전세계 톡신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이다. 이에 따라 국내 보툴리눔 톡신 업체들은 대부분 미국 시장진출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국내 톡신 3대장인 대웅제약, 휴젤, 메디톡스가 미국 시장 진출을 놓고 사활 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웅제약은 세 업체 중 가장 앞서 있는 회사다. 대웅제약은 글로벌 파트너사인 에볼루스를 통해 지난 2020년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에볼루스는 지난해 3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이 회사의 대부분의 매출은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가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웅제약의 지난해 나보타 매출액은 1470억원에 이른다. 이 중 수출 비중이 80%에 달하며, 미국 판매 매출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

휴젤은 지난달 29일 미국 식품의약품(FDA)로부터 '레티보'(국내제품명 보툴렉스)품목 허가를 받았다. 지난해 8월 31일 허가 신청을 한 후 6개월 만에 이뤄낸 성과다.

휴젤의 레티보 미국 진출 도전의 시작은 2021년 3월이었다. FDA는 허가 신청 약 1년 만인 2022년 3월 자료 보완요구로 인해 허가가 미뤄졌다. 휴젤은 자료를 보완해 같은 해 10월 FDA에 허가 재신청했으나, 또 한번 고배를 마신 바 있다.세번째 도전 만에 레티보는 미국 허가에 성공했으며 이제는 이미 미국 시장에 진출해 있는 6개 업체와 경쟁 출발선에 설 수 있게 됐다.

휴젤은 지난 2018년 미국 진출을 위해 미국 현지법인인 휴젤 아메리카를 설립한 바 있다. 휴젤은 일단 현지법인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지만, 마케팅이나 인력 등에 추가적인 인력이 필요할 경우 현지 유통사와 협약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휴젤은 중국에서 레티보를 허가받은 뒤 약 2개월 만에 판매가 이뤄진 바 있다. 미국 시장에서도 실제 판매까지는 약 2개월 여가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휴젤은 상반기 레티보의 미국 판매를 위한 제반 준비를 마치고,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12월 말 FDA에 비동물성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 'MT10109L'에 대한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FDA는 지난 2월 MT10109L과 관련한 특정 검증 시험 보고서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본심사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디톡스는 FDA와 해당 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며 이를 보완해 신청서를 다시 제출할 계획이다. 

메디톡스는 이번 FDA 심사 반려에 따라 미국 진출 시기가 다소 유동적이다.

톡신 3대장인 대웅제약, 휴젤, 메디톡스의 경쟁은 앞으로 국내외에서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최후의 승자는 미국 시장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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