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엘의 간암치료제 '넥사바'(소라페닙토실레이트)의 후발 약물을 개발하던 제약사들이 면역항암제 등장으로 개발을 중단하거나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소라페닙 시장에서는 한미약품이 허가 받은 퍼스트 제네릭인 '소라닙'<사진>이 넥사바의 유일한 동일성분 약물로 급부상하고 있다.

현재 소라페닙 시장에서 넥사바의 점유율은 70%, 소라닙이 3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을 비롯한 넥사바의 제네릭을 개발하던 제약사들이 일제히 개발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2년부터 면역항암제가 간암 1차 치료로 급여 적용된데다 넥사바나 '렌비마'를 주로 쓰던 1차 치료 패러다임이 면역항암제 요법 위주로 바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일각에서는 제네릭사들이 경제적 실익을 얻기 어렵다는 판단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022년 전까지 1차 치료에서 A1 수준으로 권고됐던 약제는 혈관내피세포 성장인자(VEGF)를 억제하는 표적항암제 넥사바가 유일했다. 하지만 이후 가이드라인이 변경된 후 간암 1차 치료제로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이 우선 권고됐다. 여기서 치료에 실패하면 넥사바, 렌비마 등 다른 면역항암제 조합을 시도할 수 있다.

넥사바는 지난 2018년 렌비마가 국내 출시 되기 전까지 유일한 간암 치료제로 매년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10여년 간 독점적 지위를 누렸다. 하지만 렌비마의 등장과 지난 2021년 한미약품이 제네릭을 발매하면서 약가가 인하됐고 현재까지 매출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특히 면역항암제인 티쎈트릭이 아바스틴과의 병용요법으로 간세포암 1차 치료제 급여를 적용받으면서 매출 하락 폭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광동제약은 넥사바의 제네릭을 개발하기 위해 지난 2022년 생동성시험에 착수했지만 현재는 개발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소라페닙 시장은 넥사바와 소라닙 두 약제만이 경쟁하고 있는 구도다. 넥사바의 매출은 점점 감소세를 띄고 소라닙은 점점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넥사바의 경우 지난 12월부터는 가산도 만료돼 53.55% 수준인 9939원으로 소라닙과 약가가 동일해져 전체 매출 하락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넥사바는 2022년 53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19억원으로 60% 이상 축소됐으며 소라닙의 경우 아이큐비아 기준 2021년과 2022년 1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제네릭의 공세와 면역항암제에 밀려난 상황에서 앞으로 간암치료제 시장의 넥사바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메디소비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