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열릴 예정인 한국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미디어 세미나가 최근 정부와 의대교수들의 의대 정원을 둘러싼 갈등으로 전격 취소됐다.  

정부와 의료계의 이 같은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세미나ㆍ학술대회 등 교수ㆍ전공의가 주축인 행사가 잇따라 취소되는 등 글로벌 제약사들의 정상적인 영업활동에 큰 제약을 받고 있다. 이와 달리 국내 제약사들은 대형종합병원을 찾던 환자들이 중견병원이나 동네병의원으로 분산되면서 실적 호조가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와 의료대란에 따른 국내외 제약사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1일 업계 따르면 전공의들이 떠난 서울대병원 등 이른바 '빅5' 대형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진료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글로벌제약사의 영업활동이 중단되면서 영업맨들은 죽을 맛이다. 또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도 일부에서 차질을 빚으면서 연쇄 피해가 우려된다.

글로벌 제약사 관계자는 "교수와 전공의들이 주축인 각종 의약품 학술 행사들이 줄지어 취소되면서 마케팅에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전문의약품의 처방 감소 등 실적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다른 글로벌제약사 관계자는 “영업사원이 병원에서 담당 교수를 만날 수 없어 힘들어 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매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상급종합병원에서는 고가의 항암제 등 처방 둔화로 이어지고 있어 글로벌제약사들은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의료 대란은 당장 대형병원들의 실적에 타격을 주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현재 빅5 병원은 하루 적자가 많게는 10억원대에 이르고 입원환자가 20~30% 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상급종합병원 등에서의 수술 건수가 줄면서 국내외 제약사들도 타격을 입고 있다. 마취제, 마약성 진통제, 수액, 등을 취급하는 글로벌제약사의 피해도 특히 크다는 후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글로벌제약의 제품들을 많이 취급하고 있어 수술 취소, 외래진료 감소로 글로벌 제약사들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또 상급종합병원에서 진행되는 임상 차질도 국내외제약사들에겐 악재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시험이 지연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공의들의 파업으로 임상시험계획서(IND) 관련 서류 작성이 늦어지고 연구윤리심의위원회(IRB) 개최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상급종합병원과 달리 종합병원, 개원가는 환자들이 몰려 국내제약사들이 상대적으로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개원가의 경우 상위 병원에서 전원된 경증 환자들이 상당히 몰려들어 국내사들이 수익 측면에서는 의료대란 전보다 낫다는 분석도 나온다"면서 "중소형병원에는 국내제약사들의 제품이 비교적 많아 국내사들의 실적 호조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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