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다수 업체가 고배를 마셨던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가 미국에서 첫 허가를 받으면서 신규 시장 창출을 앞두고 있다. 해당 시장은 수 년 내 수 십조원으로 성장이 기대되고 있어 다수 업체가 MASH 신약 개발을 진행 중이다.

국내사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를 대표하는 굴지 업체를 비롯해 개발에 특화된 중소 업체들도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최근 미국 FDA는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가 개발한 MASH 치료제 ‘레즈디프라’(레스메티롬ㆍ사진)를 승인했다.

MASH는 알코올 섭취와 관계없이 간세포에 중성지방이 축적되는 질환으로 간경화, 간암, 간부전 등 심각한 간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해당 질환을 앓는 환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치료제 필요성은 높아지고 있으나 다수 업체가 개발에 실패하거나 난항을 겪고 있었다.

실제 화이자, 길리어드, 머크, 애브비, 릴리, 얀센 등은 MASH 치료제 개발을 진행했으나 허가 단계나 임상에서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해 임상을 중단하기도 했다. 하지만 MASH 질환의 경우 2030년에는 글로벌 시장 규모가 30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노보노디스크, MSD, 바이킹, 리제네론 등이 여전히 개발을 진행 중이다.

국내제약사 중에서는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유한양행, LG화학, HK이노엔, 일동제약, 올릭스, 디앤디파마텍 등이 대표적인 MASH 치료제 개발 업체다. 이들 업체는 이미 상업화 임상 단계에 도달했다.

국내에서 개발이 가장 앞서 있는 곳은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은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와 '에피노페그듀타이드' 등 2개 성분에 대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는 국내와 미국에서 임상 2b 단계에 있으며 내년에 결과 도출이 예상된다. 또 MSD에 기술 이전에 성공한 에피노페그듀타이드도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임상 2b에 진입했다.

동아에스티도 미국 자회사인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를 통해 'DA-1241'에 대한 임상 2상 파트2를 진행하고 있다. 결과는 올해 하반기에 나올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유한양행은 MASH 치료제 파이프라인은 'YH25724'로 2019년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했다. 임상 1상은 2021년 9월 유럽에서 임상 1상을 개시됐으며 올해 결과를 도출할 것으로 예측된다.

LG화학도 다수의 MASH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LG303174'는 글로벌 임상 1상 중이며 자체 개발 중인 후보물질 'LG203003'도 2022년 미국 임상 1상에 진입했다. 또 후보물질 'LR19131'은 전임상 단계에 있다.

HK이노엔은 퓨처메디신으로부터 'FM101'을 도입해 공동개발을 하고 있다. 2021년 유럽과 국내에서 임상 2상 승인을 진행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ID119031166'에 대한 미국 임상을 진행 중이다. 회사 측은 올해 상반기 내 임상 1상 종료 후 임상 2상을 위한 독성 시험과 제형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올릭스는 지난해 호주에서 'OLX702A'에 대한 임상 1상을 승인받아 올해 본격적인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디앤디파마텍도 지난해 미국에서 'DD01'에 대한 임상 1상을 마친 상태다. 올해 하반기에 임상 2상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FDA가 MASH 치료제를 첫 허가하면서 뒤를 쫓는 개발업체들이 상용화를 위한 속도전이 앞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다만 후발주자에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 MASH 신약 후보물질이 임상 결과에서는 차이가 있는 만큼 후발주자가 개발한 약이 시장을 선점한 약보다뛰어난 임상 효과를 입증한다면 뒤늦은 시장 출시에도 다크호스가 될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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