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그룹은 21일 임종윤 사장과 임종훈 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시총 200조를 향한 도전을 해 나가겠다”는 주장을 편데 대해 “도전적이지만 역설적으로 매우 비현실적이고 실체가 없으며 구체적이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한미그룹은 이어 “오늘 임종윤 사장과 임종훈 사장이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언급을 여러차례 한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대안으로 제시하면서 든 예시를 ‘순이익 증가를 위한 부서 매각 등’ 을 언급했는데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또 임종윤 사장이 “450개의 화학약품을 만들어 본 경험을 토대로 100개 이상의 바이오의약품을 제조하겠다”고 말한데 대해서도 “합성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 제조공정의 기초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시다시피 한미의 평택 바이오플랜트는 미생물 배양 방식의 바이오의약품 대량생산 기지이며 바이오의약품의 특성에 따라 생산 방식에는 큰 차이가 있다. 이를 단순화해 지금까지의 경험과 역량으로 100개 이상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겠다는 비전은 공허한 느낌마저 준다”고 평가했다.

한미그룹은 “임성기 선대 회장께서 왜 장남 임종윤 사장을 한미그룹의 확고한 승계자로 낙점하지 않고 송영숙 회장에게 ‘모든 것을 맡긴다'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나셨는지 임종윤 사장 스스로 생각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시총 200조 티어 기업 달성’ 같은 포부를 밝히려면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전략도 함께 내놓고 주주들께 평가받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그룹은 이같은 입장 설명과 함께 ‘임성기 평전’과 ‘한미약품 50년사’ 출간에 깊이 관여했던 한 직원의 글을 소개했다.

아래는 그 직원의 글.

임성기 선대 회장님과 직접 마주해 본 경험이 있는 분들은 모두 공감하실테지만 선대 회장님은 한가지 목적한 일에 무서울 정도의 집념을 보이셨던 분입니다. 현실적 감각이 탁월하셨고 두말할 나위 없는 철저한 ‘실용주의자’ 였습니다.

임직원에게 참 따뜻했던 선대 회장이셨지만 ‘알맹이(평소 임 회장님께서 자주 쓰셨던 표현입니다)’가 없는 업무나 보고 미사여구로 가득한 보고서, ‘일을 위한 일’을 하는 임직원은 신뢰하지 않으셨습니다. 

“겉모양만 번지르르한 보고서 말고, 한 장짜리라도 좋으니, 알맹이로 꽉 채워서 보고하라”는 것이 당신께서 늘 강조하신 주문이었습니다. 아마 한미에서 잠시라도 일 해본 경험이 있는 분들은 모두 격하게 공감하실 겁니다.

선대 회장님은 임직원들과 소통, 교육을 하실 때마다 “빈수레가 요란한 법”이라는 말씀을 참 많이 하셨습니다(회장님 육성 녹음을 텍스트로 만든 기록물에도 등장합니다). 임직원들에게 회장님께서는 ‘내실로 꽉 채워진 단단한 사람’, ‘말 보다는 실력으로 입증해 내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늘 강조하셨습니다.

이제 다시 돌아와 생각해 봅니다. “순이익 1조 회사, 시가총액 50조 티어 진입, 장기적으로는 시가총액 200조 진입”.

듣기만 해도 가슴이 웅장해지는 이 비전은 현실 앞에서 공허합니다. 물론 큰 꿈을 품는 건 중요합니다. 다만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현실적 감각과 냉철한 자기 분석, 그리고 실현 가능성을 찾기 위한 처절한 자기 객관화가 필요합니다. 말은 누구나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실’과 ‘실체’, 실질’, ‘현실적 감각’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임성기 회장님께서 지금 살아 계셨다면, 임종윤 사장의 이러한 비전 발표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실까요. 임 회장님께서, 참 많이 아꼈던 장남 임종윤 사장을 한미라는 항공모함의 함장으로 낙점하지 않고 왜 송영숙 회장님에게 “모든 걸 맡긴다”고 하시고 떠나셨을까요.

그 답은 아마 임종윤 사장이 오늘 언급한 '200조'에 담겨 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임성기 회장님께서 보고 받으실 때 또는 임직원과 소통하실 때 자주 하셨던 질문으로 글을 맺습니다. 지금의 한미그룹 임직원들에게 가장 절실한 주문이기도 합니다.

“그래, 이걸 해내려면 말이야, 우리가 지금 가진 건 뭐고 당장 해야 할 일이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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