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이 한미사이언스 회사 측 이사 후보에 찬성표를 던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양측이 제시한 미래 비전 중 국민연금이 보다 합리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판단을 내렸다는 평가다.

임종윤 측에서 제시한 200조원 비전은 사실상 철퇴를 맞은 셈이다. 이같은 국민연금 결정에 따라 다른 국내외 기관 투자자들도 동조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제약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26일 한미사이언스 회사 측이 제안한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과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등 6명의 이사 후보를 찬성했고 임종윤 사장 측이 제안한 후보 6명은 모두 반대했다.

회사 측이 제시한 이사 후보들이 장기적인 기업 및 주주가치 제고에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임종윤 사장 측은 5년 안에 순이익 1조원, 시가총액 50조원 기업으로 만들고, 장기적으로는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처럼 시가총액 200조원 진입이 가능하다고 주장해왔으나, 국민연금은 아무런 근거 없는 장미빛 허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제약업계에서는 사실 임종윤 사장 형제 측이 제시한 한미약품그룹 기업가치 제고 방안의 구체성과 현실성이 너무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법원도 임종윤 사장 측이 제기한 3자배정 유상증자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며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결정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고 결론내면서 한미사이언스는 이번 OCI그룹 통합의 정당성과 진정성 모두를 확보하게 됐다.

양측 지분율 차이가 약 2% 남짓이지만, 다른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이 국민연금과 함께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표 차이는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동국 회장은 본인 지분 프리미엄이라는 개인적 이해관계가 임종윤 사장과 일치하면서 아들들을 지지한 것이어서, 일반 소액 주주 입장과는 다르다”며 “국민연금은 특별한 사안을 제외하고는 중립적 시각에서 오직 주주가치 제고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에, 다른 주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도 현재 자본시장이 나름 발달해 있어, 한미사이언스 주가를 단기간에 지금보다 수십배 높일 수 있다는 임종윤 사장의 허황된 전망을 믿고 지지할 주주들은 사실상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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