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성 식욕억제제 ‘펜타민’과 시부트라민 성분의 비만치료제 리덕틸, 로시글리타존 성분의 당뇨치료제 아반디아.

국내 소비자들에게 널리 이용되고 있는 이들 의약품들은 최근 해외에서 부작용 사례가 드러나 국내에서 안전성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보건당국도 부랴부랴 이들 의약품들을 검증해 시장퇴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의약품 안전성 검증 체계에 대해 구멍이 뚫린 게 아니냐는 의문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한 내과 전문의는 “약에 작은 부작용이라도 있으면 기본적으로 처방을 중단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국내에서 약품이 안전한지 아닌지 검증하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의 경우 환자가 질병으로 사망했을 경우 철저한 부검을 통해 의약품의 부작용 여부를 비교적 상세하게 알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세계적으로 약 부작용 사례를 알아내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약사용의 빈도다.

많이 사용하는 약에서 부작용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기때문이다.

아스피린의 경우 가장 널리 사용되고 효과도 좋으나 그만큼 부작용 사례도 제일 많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부작용 사례가 보고되는 경우가 별로 없어 해당 의약품의 안전성 여부를 판단하기가 아주 어렵다. 종합병원에서는 약부작용 사례를 보고 받고 있지만 사례가 많지않다.

식약청 등 보건당국도 현재 국내 의약품의 안전성 검증은 해당 의약품의 위해 자료나 연구논문 등 자료를 수집해 이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이루어지고 있다.

식약청 관계자는 “국내 개발 신약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검증 자료도 당연히 미비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 미국도 유럽의 데이터 자료를 이용해 (의약품) 검증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와달리 유럽 등 의약품 개발이 활성화된 국가는 의약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대규모 연구 자료가 나와 부작용 검증도 이런 자료를 참고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개발국이 아닌 우리나라같은 사용국에서는 개발국에서 나온 의약품 부작용 자료를 그대로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약사는 “요즘 의약품 부작용에 대해 정부에서 검증한다고 하지만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다소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한 30대 소비자는 “외국에서 부작용이 있다고 하면 우리나라에서는 그대로 참고해야 되는 게 아니냐"며 국내 검증 체계를 불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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