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50대 주부 김모씨는 평소 약을 잘 먹지 않는다.

인공적이고 화학적인 약보다는 주로 식이요법이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통해 하는 치료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최근 자연 치료가 각광을 받으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김 씨와 같이 가벼운 감기나 병이 있는 경우 병원이나 약국을 찾기 보다는 해당 질병에 도움이 되는 식품을 섭취함으로써 도움을 얻는 경우가 많다.

이런 웰빙분위기에 발맞춰 최근 의약품 시장에서도 천연물질을 이용한 약들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유유제약은 자체 개발한 ADHD치료 신약후보물질이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3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유유제약 관계자는 "은행잎과 인삼에서 추출한 특허물질을 복합해 부작용 없이 ADHD를 치료할 수 있는 천연물신약 후보물질 상용화를 진행해왔다“며 ”동물 대상 임상 결과 기존 화합물 치료제인 '메칠페니데이트' 제제와 같거나 그 이상의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이 약은 이르면 2011년 10월경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월에는 천연물신약 전문 기업인 YD생명과학도 경북 문경시와 함께 문경오미자를 이용한 천연물신약 및 기능성식품 연구개발과 상품화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YD생명과학은 이미 오미자 추출물을 이용한 관절염 예방과 치료용 조성물 등 관련특허 4건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SK케미칼도 천연물 천식치료 신약 'SOTB-07'의 개발에 성공해 국내임상시험 2상에 돌입했다.

인후의 감염·통증·기침 등 호흡기 질환에 주로 사용된 산두근의 약리 작용에 주목해 임상을 실시한 결과 천식의 발생기전에 다면적으로 효과를 나타내 천식 발생을 입체적으로 억제하는 천연물 SOTB-07을 개발했다는 것.

SK케미칼은 기존 천식 치료제의 단점을 극복하고 천식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대안으로 다양한 성분과 기전을 가지고 있는 천연물에 주목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앞서 SK케미칼은 국내 천연물 신약1호인 관절염치료제 조인스와 은행잎 혈액순환 개선제 기넥신 등의 개발 및 마케팅을 통해 천연물 신약 시장에 뛰어든 바 있다.

천연물질을 이용한 치매치료제 개발도 활발하다.

천연물질을 이용한 바이오 치매치료제를 대발중인 일성신약 연구소 관계자는 "기존 치매치료 약물에 비해 천연물질에서 추출하기 때문에 독성 걱정을 덜 하고 있으며 따라서 발전 가능성도 무한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불과 3~4년 전만해도 의약계에서 천연물질 신약은 인기가 없었다.

초고속 약효검색시스템으로 대량 생산되는 합성분자들과는 대조적으로 천연물질 개발은 속도가 느리기 때문이다.

분위기가 바뀐 건 쑥 성분을 이용한 천연신약인 위염치료제 스티렌(동아약품)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면서부터.

천연물 신약을 연구하는 업계 관계자는 “천연물을 이용한 의약품은 전통한의서나 민간요법 등 수천 년간의 임상사용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되기 때문에 합성 신약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비로 높은 가능성을 나타낼 수 있다”며 “부작용이 적은 게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개발에는 어려움도 있다.

천연물질을 이용하다보니 성분 균일화가 어렵고, 일반적으로 공인된 물질이라서 물질특허는 받을 수 없어 의약품으로서 독보성 확보에 다소 취약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출시된 천연물질 신약은 단 3개로 미미한 수준이다.

전세계적으로도 아직 개발단계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화학의약품 시장이 포화된 상태에서 천연물 시장이야말로 올해 의약계의 주목할 만한 트렌드”라며 “이를 위해서는 10년 이상 걸리는 임상 과정을 거쳐 소비자들에게 부작용 없고 효과가 좋은 천연신약을 생산해내는 게 업계의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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