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한진란 기자] 간질(뇌전증)은 과거 ‘옮기는 병’ 또는 ‘귀신 들린 병’이라고 해서 무당을 불러 때리거나 잘못된 방법으로 치료를 하는 등 부정적 이미지가 강했다.

요즘은 간질이 하나의 질병으로 점차 인식되면서 치료제들이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간질은 약만 잘 복용해도 70%의 완치율로 일생상활에 지장이 없을만큼 치료받을 수 있다. 나머지 30%는 난치성 간질로 수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간질은 가장 흔한 만성 신경질환으로 100명당 1명의 비율로 발생하며, 전세계 인구의 약 1%인 5000만명이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간질 환자의 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장 규모는 올 3분기 기준 1312억원정도다.

지난 1990년대 이전에 개발된 1세대 항경련제는 적절히 사용하면 치료효과가 70%에 이르지만 장기 복용 에 따른 부작용이 심각하다.

페니토인(페니토인 정, 히단토인 정), 발프로에이트(데파킨 정, 오르필 정, 올트릴 정), 카바마제핀(테그레톨 씨알 정, 카마제핀 정, 카바민 정), 페노바비탈(페노바르비탈 정), 에토숙시마이드(자론틴 캅셀) 등이 1세대 항경련제다.

부작용 경고를 받은 항간질약 왼쪽부터 '데파코트', '토파맥스', '오르필 주사액'
이 중 발프로에이트 제제는 임부 복용 시 출산한 소아에게서 인지발달장애 발생 위험이 있다는 경고가 나왔으며 발프로에이트 제제 중 흔히 처방되는 ‘데파코트’(애보트) 또한 임신 중 복용하면 태어난 아이들이 선천성기형이 발병할 위험이 높으며 자폐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페니토인과 페노바비탈 역시 아이들에서 인지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어 임신 중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재 발프로에이트 제제는 부광약품의 오르필주사액 등 12개사, 42개 품목이 허가돼 있다.

1990년대 들어서는 기존의 항경련제와는 달리 심각한 부작용이 적으며 약물상호작용 측면에서도 우수한 2세대 약물들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2세대 약물은 토피라메이트(토파맥스 정 등), 라모트리진(라믹탈 정), 비가바트린(사브릴 정), 옥스카바제핀(트릴렙탈 정), 레베티라세탐(케프라 정), 가바펜틴(뉴론틴 정, 가바틴 정 등)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약물은 1세대 약보다 약효가 뛰어나진 않지만 장기 복용 시 나타나는 부작용을 크게 개선한 것이 특징이며 부분발작과 전신발작 모두에 효과를 나타낸다.

하지만 2세대 약물들 역시 우울증과 자살충동을 일으킨다는 연구가 속속 보도되고 있으며 임신 중 복용했을 때 아이에게 심각한 부작용이 뒤따른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지난 9월 항간질약 ‘토피라메이트’ 제제가 임신 중 복용 시 태아의 구순구개열이 발생할 위험이 증가한다는 식약청의 주의 경고가 내려지면서 오리지널 약인 한국얀센의 ‘토파맥스’를 비롯한 국내 43개사 78품목을 사용하는 환자들에 대한 주의 사항이 추가됐다.

또한 토피라메이트 제제의 80여종에 자살충동 부작용으로 경고 표시가 추가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항경련제는 한국UCB 제약 ‘케프라’, GSK ‘라믹탈’, 한국얀센 ‘토파맥스’, 한국애보트 ‘데파코트’ 등이 주로 사용되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의 약들이 부작용 경고를 받아 이를 보완한 새로운 약물들에 대한 개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한국 UCB 제약 관계자는 "간질약 시장은 점차 증가하고 있는 만큼 부작용 경고를 받은 2세대 약물을 보완한 새로운 약물들이 개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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