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이철중 기자] 요즘 서울 대형병원은 세미나 외유 중. 17일 서울시내 한 빅5 병원. 이 병원 정신신경과 외래에는 몇 몇 의사들의 진료 휴진이라는 안내문이 일부 진료실 앞에 게시돼 있다.

이비인후과, 심혈관센터 등 다른 진료과도 마찬가지. 일부 진료실에는 휴진 안내문이 붙어있다. 해외 세미나, 학술회의를 이유로 10일 간 휴진한다는 안내문이다.

이날 이미 문자 등으로 휴진 안내를 받은 환자들이 미리 진료실을 찾느라 북새통을 이뤘다.

50대 여성 환자는 “한달 전 진료 일정을 잡아놨는데 병원 측에서 의사의 해외 세미나로 진료일정이 변경된다는 문자 통지가 와 진료 일정을 다시 바꾸고, 개인 일정을 취소하고 병원을 찾느라 진땀을 흘렸다”고 푸념했다.

다른 대형병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처럼 요즘 서울시내 유명 대형병원에서는 휴가철을 맞아 세미나, 학술회의 등 해외 러시가 한창이다.

주치의들이 열흘이나 보름 정도 휴가를 겸해 세미나나 학술회의를 명목으로 진료실을 비우는 바람에 진료 공백이 생겨 환자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주의치가 외유를 떠난 진료실에는 레지던트 등이 대신 자리를 메워 진료의 질도 떨어진다는 환자들의 불평도 적지 않다.

일부 대형병원 의사들의 해외 세미나,학술회의 러시는 정부의 강력한 리베이트 규제와 맞물려 있는 상황에서 씁쓸한 뒷맛을 남기도 있다.

이에 따라 과거처럼 연중행사로 이뤄지는 세미나, 학술회의 명목의 장기 외유는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의료계 자성론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의료계 한 인사는 “대형병원에서 과거처럼 장기간 외유로 진료공백이 빚어지는 관례는 근절돼야 한다”면서 “아직도 접대성 외유가 잔존하고 있다면 이는 우리나라가 선진 의료사회로 가는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요즘 의료진이 외유에 나서는 대부분 세미나, 학술회의는 다국적사들이 초청해 이뤄지는 분석되고 있다.

저작권자 © 메디소비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