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편집국] 한국의약품도매협회(도협)가 한미약품 계열사인 의약품 전자상거래업체 온라인팜사의 ‘HMP몰’의 폐쇄를 요구하며 규탄 시위를 계획하고 있어 양사간 갈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미약품 측이 “다음주 초 양측 대표가 상생의 방법을 모색하자”고 제의, 이를 도협이 받아들임으로써 당초 22일로 예정된 단체행동은 일단 29일로 연기됐다. 그러나 해법이 그리 만만치 않아 양측의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 게 약업계 전망이다.

도협 회원사들이나 온라인 의약품쇼핑몰인 ‘HMP몰’의 주대상 고객은 개업약사들이다. HMP 몰은 지난해 4월 개설된 이후 한미약품이 생산한 의약품을 개업약사들을 대상으로 판매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한미약품뿐 아니라 일동제약 얀센 등 다른 제약사들 제품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다른 제약사들은 자사의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자기 회사가 생산한 의약품만을 판매하고 있는데 한미약품은 다른 제약사 제품까지 판매함으로써 영세한 도매업체들의 영업 영역을 침범, 도매업체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는 게 도협의 주장이다.

온라인팜사가 KGSP(의약품도매업체허가)까지 받았기 때문에 HMP몰 영업이 불법이 아니고 도매업체의 영업영역을 침범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도협은 일단 수긍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법의 문제가 아니라 대기업의 도덕성 문제라는 것이 도협의 주장이다. 대기업이 자사 제품뿐 아니라 다른회사 제품까지 마구잡이로 싼값에 판매함으로써 영세 도매업체들의 생존권까지 빼앗는 것은 묵과할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영역을 둘러싼 양측의 다툼은 감정에 앞서 냉정하게 대응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우선 의약품뿐 아니라 모든 제조업의 판매시장은 공급자 중심이 아닌 수요자 중심으로 바뀐 것은 해묵은 일이다.

공급자 중심의 시장은 어느 산업에서도 볼 수 없는 게 시대 흐름이다. 그 가장 앞줄에 서있는 것이 온라인 쇼핑몰과 오프라인의 대형할인매장이다. 각 산업의 영업방식과 판매구조도 이에 맞춰 구조조정이 이뤄진 것도 오래된 일이다. 의약품 판매이라고 예외가 될 수는 없다.

또 온라인팜사는 의약분업 이후 제약회사들의 약국영업 활동이 힘을 잃자 구조조정 대상이 된 200여명의 한미약품 영업사원들이 독립해서 만든 창업회사라는 사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직장을 잃을 위기에 있는 사원들이 온라인팜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갖게 된 것이다. 온라인팜사가 최근 코스닥 등록기업인 JVM으로부터 약국의 자동조제기를 독점납품받아 활발한 영업활동을 하고 있는 데서도 성공적인 창업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 외에도 온라인팜사의 HMP몰에 도매업체인 태전약품이 참여, 한미약품 외 다른 제약사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는 사실도 부정적으로 볼 일은 아니다.

만일 대기업 또는 외국제약사가 의약품 온라인쇼핑몰 분야에 진출했다면 그 타격은 더 컸을 것이라는 것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도협은 새 정부 출범을 틈타 한미약품의 온라인팜을 '골목상권 지키기' 쯤으로 치부해 정치적으로 압박하고 다중의 물리적 위세를 앞세워 제약사의 합법적 사업활동에 압력을 넣어서는 결코 안된다.

이제부터라도 도협은 '제밥그릇 챙기기'라는 이기적 입장에서 벗어나 한미약품과 상생의 길을 찾는 적극적 모드로 자세를 교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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