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 일대 몇 개 건물에 나눠 900병상의 병실을 운영하고 있는 선병원. 규모는 서울 대형병원의 3분의 1도 안되는 중형급에 불과하나 지난 4월 정부의 ‘글로벌 헬스케어 유공 포상에서 서울대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이어 삼성서울병원과 함께 동상격인 장관 표창을 받았다.

최근 3년동안 외국인 환자 유치 증가율이 연평균 무려 390%에 달한 덕분이다. 지난해에는 2323명의 외국인 환자를 유치, 전년보다 2.7배가 넘는 실적을 보였다.

지금까지 이 병원의 운영 노하우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다녀간 국내종합병원은 모두 100개가 넘고 서울대병원, 삼성의료원에서도 두 차례나 방문했다. 지난해 외국병원 관계자들의 방문도 일본 중국 러시아 베트남 태국 인도 몽골 등 20여개국에서도 이른다.

방문 병원이 늘어나 업무에 지장을 받을 정도여서 지금은 월 1회로 제한하고 있다. 병원 건물과 모든 시설을 제공하겠으니 운영 노하우만 전수해 달라는 나라가 끊이지 않고 있다. 몽골 국립병원은 5년동안에 걸쳐 해마다 의사와 직원 10명씩을 이 병원에 파견, 6개월씩 연수교육을 실시할 정도로 병원 운영에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지방의 작은 병원에 불과한 선병원이 이같이 세계적 명성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철저히 환자 중심의 경영을 한 결과다. 모든 의사는 물론 간호사와 직원들이 한몸이 돼 환자 개인의 취향, 습관, 잠재적 질병등 정보를 수집할 때마다 철저하게 메모지에 적어 매뉴얼화해 전산기록으로 남겼다.

심지어 환자가 좋아하는 베개높이까지 기록했다. 좋아하는 음식등 환자가 무의식 중에 말하는 것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귀 기울여 정보화했다. 전직원을 순차적으로 외국에 보내 항공사 일류호텔에서 고객을 대하는 서비스정신까지 익히도록 했다. 그 모든 결과물은 환자 치료를 위한 매뉴얼로 연결됐다. 치료효과는 소문을 통해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선병원 성공의 뒤안길에는 이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정부는 최근 의료관광객 유치를 위해 병원이 호텔업을 경영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 관광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외국인 환자와 보호자의 숙식을 병원 근처에 해결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러한 메디텔은 국내 지방환자들의 수도권 대형병원에 환자쏠림 현상을 조장하고 지방병원의 공동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입원이 필요없는 외래환자의 숙박시설로 약용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대전의 선병원은 이러한 메디텔의 성공을 위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고 본다.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메디텔은 외국 의료인 의료관광객에 단순한 숙박시설 제공만으로는 성공할수 없음을 보여준다. 정책당국이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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