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제약사 노바티스의 고혈압약인 디오반(성분명 : 발사르탄)의 임상 데이터가 조작됐다는 사실이 밝혀져 국내외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디오반은 세계 고혈압약 시장 점유율 1위인 데다 국내에서도 상위를 차지하고 있어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식약처 등 보건당국은 하루라도 빨리 디오반의 국내 임상 자료와 처방실태, 피해사례 등을 조사, 공개해 피해확산을 방지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일본의 마이니찌 등 언론들은 디오반의 임상을 진행했던 일본 교토 부립의과대학 당국이 이같은 사실을 공식 인정,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대학 마쓰하라 히로아끼 전 교수 등 임상담당연구팀은 디오반과 대조약 등 두 그룹 실험 대상자들을 복용케 해 실험했다.

그 결과 디오반 복용군의 고혈압 발병 사례는 줄이고 대조약 발병 사례는 늘리는 방식으로 임상 결과를 조작했다고 한다.

언론들은 마쓰하라 교수가 그 대가로 1억엔(약 11억3300만원)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마쓰하라 교수는 돈을 받은 사실은 부인했으나 임상 조작 여부에 대해서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아 사실상 조작을 시인한 셈이 됐다.

문제는 디오반이 고혈압약으로서는 상당히 신뢰도가 높아 국내에서도 처방률 3~4위의 상위에 올라있다는 데 있다. 부작용이 우려되는 것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디오반 복용환자들이 피부가 묽어지고 짓무르는 부작용 사례에 대한 보고가 잇따르고 있어 이미 그 피해를 조사하기 시작했다고 KBS가 보도했다.

특히 교토 부립의과대학 측은 “다른 혈압약에 비해 디오반이 혈압외 뇌졸중 협심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진의 결론조차 잘못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한마디로 디오반의 약효에 신뢰성이 없음이 확인된 것이다. 따라서 식약처는 디오반을 복용하는 국내 환자들의 불안감과 피해환자를 줄이기 위해 발빠른 조치를 해야 한다. 피해사례 조사는 물론이고 필요할 경우 피해자로부터 신고를 접수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고혈압약은 대부분 장기복용하는 게 특징이다. 복용을 중도 포기하면 약효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또 환자는 습관적으로 한 번 복용한 약을 계속 복용하게 된다. 의약품 복용환자는 부작용이 있을 경우 흔히 자신의 체질이 원인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특히 국내에서는 임상을 병원에서만 실시토록 돼있기 때문에 제약사와 의료기관 간 유착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의 약 효능에 관한 의심은 더 강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식약처의 조속한 조치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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