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업계에는 지난주 국내외에서 두가지 중요한 행사가 있었다. 국내에서는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준공(21일)된 데 이어 29일에는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준공식이 있을 예정이다.

또 하나는 삼성메디슨을 비롯한 국내 186개 의료기기업체들이 21~23일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료기기전시회인 ‘메디카 2013’에 참가 대성황을 이뤘다는 소식이다.

준공된 오송지구 등 국내 첨단의료복합단지는 첨단의료기기 개발센터를 비롯해 신약개발지원센터, 임상시험신약센터 등 핵심시설이 들어서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한 첨단의료기기 개발 등을 주도할 예정이다.

독일에서 열린 ‘메디카 2013’은 70여개국의 4500여개 기업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 의료기기 전시회다. 올해는 13만여명의 관련기관 및 인사들이 참가해 첨단의료기기 신제품에 대한 평가가 이뤄졌고 시장 확대에 밝은 전망을 보여줬다.

의료기기산업은 세계 각국이 고령화사회에 접어들면서 황금알을 낳는 미래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의료기기의 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해말 현재 3077억달러(약 326조원)에 이르고 오는 2017년에는 4344억달러(약 460조5000억원)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10% 이상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국내 시장 규모는 지난해말 현재 4조5923억원이다.

그럼에도 국내시장의 경우 무려 63.8%(2조9310억원)를 외국의료기기에 빼앗기고 있다. 첨단 고가의료기기를 제작하는 국내기업이 거의 없고 이제 막 시작한 벤처업체들의 제품은 의료계로부터 성능에 대한 확신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오송과 대구·경북 첨단의료복합단지의 준공은 이러한 세계 의료기기 시장에 대해 국산제품의 도전을 공식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고 싶다. 국내 의료기기업체 가운데 매출 순위 1위인 삼성메디슨의 매출액(2.5억달러)이 이 세계 1위 존슨&존슨(258억달러)의 1%도 안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갈 길이 창창하다.

의료기기산업은 고도의 융합기술 집약산업이다. CT촬영기만 해도 1대에 투입되는 기술이 반도체, 전자계측공학, 재료공학, 이동통신 의학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이유로 존슨&존슨의 경우 연간 연구개발비가 무려 17억달러(1조8000억원)로 삼성메디슨 연매출의 7.2배나 된다.

의료기기산업은 이 때문에 자본과 기술의 전쟁으로 일컬어진다. 자본과 기술력을 갖춘 국내 대기업의 참여가 불가피한 이유다. 첨단의료복합단지에 건물만 지었다고 해서 저절로 첨단의료기기의 개발이나 연구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기술두뇌를 모으고 걸맞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맨땅에서 세계를 앞서가는 전자 자동차 선박 철강 이동통신등 일류산업을 일궈냈듯 첨단 의료기기산업도 가능하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 정부와 민간의 튼튼한 협조가 있다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고 본다. 첨단의료복합단지 준공과 의료기기업체들의 적극적인 해외전시회 진출이 그 시작이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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