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 명 중 한 명은 암에 걸리는 시대다. 암을 포함해 거의 모든 질병은 사람들의 생활방식과 환경의 반영물이다. 위생이 불결하던 시절에는 자궁경부암처럼 바이러스에 따른 암이 많았고, 빈곤의 시기에는 결핵이 흔했던 것처럼 말이다. 암 예방의 첫 걸음인 생활습관을 한국건강관리협회를 통해 알아보자.

◆암과 음주, 암 발생률은 음주량에 비례

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공개한 각국의 수명에 미치는 연구를 보면, 한국인은 술 때문에 약 11.1개월 수명이 단축된다. 여기에는 간질환이나 술에 따른 심혈관질환 영향도 있지만, 암 발생도 무시할 수 없다. 과음이 생활화되면 식도암, 대장암, 간암 등 각종 암에 걸릴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캐나다 맥길대 앤드리어 베네데티 박사가 13종류의 암환자 3064명과 건강한 사람 50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분석 결과, 독주를 하루도 쉬지 않고 거의 매일같이 마시는 사람은 일주일에 한 잔을 마시거나 전혀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식도암 위험이 6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에 좋다는 포도주도 적당량을 넘어 마실 경우 결장암과 방광암 위험이 상당히 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적으로 각종 암 발생률은 음주량에 비례한다. 따라서 1년 내내 습관적으로 음주를 하거나 알코올에 거의 중독돼 쉬지 않고 자주 그리고 한 번에 많이 마시는 사람은 절대적으로 주의해야 한다.

췌장암과 결장암 위험은 2배 이상, 전립선암과 대장암 위험은 80% 이상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여성은 알코올에 더 취약하다. 알코올이 간에서 분해될 때 독성물질을 유발하는 항체가 여성이 남성보다 많다. 같은 양을 마셔도 여성에서 알코올 독성물질이 더 많이 생긴다는 의미다.

여성의 몸은 남성과 같은 체중이더라도 지방의 비율이 높다. 마신 알코올은 지방에 축적되는데, 이 말은 곧 알코올이 여성의 몸에 체류하는 시간이 더 길다는 뜻이다.

◆암과 흡연, 모든 암의 발병률을 높이는 흡연

담배 연기에는 62가지 발암물질이 있다. 한 해에 5만명이 담배에 따른 폐암과 각종 질환으로 숨지는 것으로 추산된다. 흡연 후 30년 정도 지나면 폐암 발생 위험이 급격히 올라간다.

1980년대 버스 안에서도 담배를 피웠던 사회적 분위기가 지금의 폐암 사망률 1위를 낳고 있다. 이밖에 흡연은 구강암, 후두암, 방광암, 위암 등 거의 모든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

게다가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건강에 좋지 않은 설탕류의 당분이나 지방질 음식, 술을 많이 먹고, 몸에 좋은 과일 및 채소나 해산물 등은 적게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에 나쁜 식습관까지 겹치면서 건강을 해칠 우려가 매우 큰 것이다. 동국대병원 가정의학과 서상연 교수팀이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만 19세 이상 성인 남성 4851명을 대상으로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식습관을 비교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흡연자들은 상대적으로 당분과 지방이 많은 음식을 즐겼다. 알코올 소비량도 흡연자가 많아 흡연 남성의 14.9%가 일주일에 4회 이상 소주를 마신 반면, 비흡연자는 그 비율이 9.1%에 그쳤다.

술을 마실 때 담배를 피우고 싶고, 담배를 피우면 술이 더 마시고 싶어지는 것처럼 중독성 있는 물질끼리 더 당기게 하는 이른바 ‘점화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암과 스트레스, 암 예방과 연결되는 스트레스 관리

스트레스는 내분비계를 활성화해 신체방어 작용인 면역계에 변화를 일으킨다. 암 발생 가능성이 큰 사람이 오랫동안 스트레스를 받으면 면역기능이 떨어져 보통 사람보다 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

암 환자에게는 대개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암에 걸리기 전 극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했다는 사실이다. 이혼, 사별, 실직, 고부갈등, 회사에서의 과로 등 감당할 수 없는 쓰나미 같은 스트레스가 면역기능을 무장 해제시킨 것이다.

스트레스는 복합적으로 발암 효과를 낸다. 우선 스트레스는 건강하지 못한 생활습관을 부른다. 만성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이들은 흡연, 과식 혹은 잦은 음주 등 암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생활습관을 갖고 있다. 만성 스트레스에 따른 면역성의 약화도 암 발생과 간접적인 연관이 있다. 스트레스가 장기적으로 이어지면, 몸의 면역기능이 현격하게 떨어지게 마련이다.

실험용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쥐의 종양이 그렇지 않은 쥐의 종양보다 빨리 성장하고 전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것이 암을 예방하는 길이다. 그렇지만 현대인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 수는 없다. 다만 스트레스를 쌓아두지 말고 그때그때 풀어야 한다. 스트레스를 받는 기간이 짧을수록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량도 감소하고, 스트레스에 따른 부작용도 줄일 수 있다.

자신의 기호에 맞는 취미 생활을 개발하고, 가벼운 운동을 하면서 에너지를 발산하고, 적극적인 의사 표현을 통해 감정을 드러내는 등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가볍게 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신만의 스트레스 조절법이 암을 막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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