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냄새의 귀재로 알려진 미국계 사모펀드 피델리티자산운용이 지분이 취약하거나 성장성 등으로 주식 가치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제약사들에 집중 투자하는 등 투자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피델리티와 자회사들은 제약계 중에서 일동제약, 광동제약, 동국제약, 대원제약, 환인제약, 제일약품 등에 집중 투자하고 있어 대주주들의 경계 1호로 등장했다.

이 제약사들은 대주주 지분이 취약하거나 인수ㆍ합병(M&A), 고성장 실적 등의 호재가 있어 주식 가치 급증이 예상되는 제약사들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때로는 경영권 향방에도 관여할 개연성도 있어 오너에게는 1급 주의보가 내려졌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피델리티 매니지먼트앤리서치사는 광동제약 10.49%(550만주), 일동제약 10%(250만주), 동국제약 8.83%(78만5400주), 대원제약 9.99%(163만5000주)의 지분을 소유해 이 제약사들의 대주주가 됐다.

이 회사는 자회사들인 로우 프리이스드 스탁 펀드나 피델리티 퓨리탄트러스트가 보유한 이들 제약사 주식을 취득했다.

고(故) 최수부 회장 이후 2세 최성원 대표 등 대주주 지분이 취약한 광동제약은 제약계 최고의 고성장세를 구가하고 있고, 드림파마 인수 등의 호재로 주식 가치가 급격히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녹십자의 M&A 대상으로 지목돼 잠재적인 주식 가치를 갖고 있는 일동제약도 오너 윤원영 회장 일가의 취약한 지분을 파고 들면서 ‘위세’을 떨쳤다.

피델리티는 지난 1월 일동제약 임시주총의 회사 분할 계약 안건에 반대 입장을 표시했다.

동국제약도 한때 인사돌 파동이 있었으나 현재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는 중견제약사다. 올들어서도 외형과 이익에서 고성장을 달리고 있고, 제약 불황 속에서도 호황을 구가하는 몇 몇 안되는 우량 제약사다.

2세 오너인 권기범 부회장의 동국제약은 제2의 한미약품으로 불릴만큼 성장성 등 잠재력이 높은 중견제약사로 정평이 높다.

대원제약도 지난해부터 고성장세를 구가하는 중견제약사 중 하나다. 올들어서도 10% 이상 고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밖에 피델리티는 제약계에서 환인제약과 제일약품도 10%씩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피델리티는 회사의 오너 대주주 지분이 취약해 경영권 분쟁이 예상돼 수익 극대화 전망이 우세하거나 성장성이 높은 제약사들에 집중 투자하는 경향이 높다. 그러나 경영권에 영향을 주는 ‘악역’에는 신중한 행보를 보인다는 게 증권가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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