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 중 1년 이상 먹는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해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50세 이상 남성은 간암이 발생률이 높아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아주대병원 김순선<사진> 간센터 교수팀은 2006년 12월부터 2011년 9월까지 B형간염 치료를 위해 먹는 항바이러스제 엔테카비어로 1년 넘게 치료를 받은 간경변 환자 306명을 대상으로 간암 발생률과 간암 발생인자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남성ㆍ 50세 이상ㆍ항바이러스제 치료 후 1년째에도 B형 간염바이러스가 검출되는 경우, 치료 1년째 혈청 PIIINP(간섬유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 값이 높은 경우에 간암의 발생률이 높게 나타났다.

간암 발생률을 항목별로 보면 남성은 여성에 비해 4.2배, 50세 이상은 50세 미만에 비해 8.4배, 1년째 항바이러스 효과가 없는 경우는 효과가 있는 경우에 비해 2.1배, PIIINP 값이 11μg/L보다 높은 경우 1.07배였다.

특히 복수나 정맥류 출혈, 간성혼수, 황달이 있는 비대상성 간경변 환자에서 1년째 항바이러스 효과가 없는 경우에는 간암 발생률이 7.7배로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비대상성 환자에서 바이러스 반응과 간암 발생률과의 관계가 더욱 뚜렷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비대상성 간경변증이 있는 50세 이상 남성은 간암 발생에 대해 철저하게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간경변 환자에서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하더라도 4명 중 1명 이상은 5년 이내에 간암이 발생할 정도로 간암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항바이러스제로 치료하는 환자는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하지 않는 환자에 비해 간암 발생률이 낮아지긴 하지만 간암 발생을 완전히 억제하지 못한다는 학계의 이론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동일한 약제로 치료를 받은 다수의 간경변 환자를 대상으로 항바이러스 효과와 간암 발생률의 관계를 밝혔다는 점, 그리고 혈청 PIIINP 값을 추가로 측정함으로써 항바이러스제 치료 후 간섬유화 지표가 좋아지다가 치료 12개월째 PIIINP 값이 11.0 μg/L 이상으로 나타난 환자의 간암 발생률이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2.6배 높다는 사실을 밝혔다는 데 의의가 크다.

김순선 교수는 "B형 간염이 원인이 돼 간경변증을 앓는 환자, 특히 50세 이상의 남성 환자는 간암 발생에 대한 감시를 엄격하게 해야 한다"며 "비대상성 간경변 환자에서 항바이러스제 치료 1년째에 B형 간염바이러스가 검출되는 경우에는 간암 발생에 대한 감시를 주의 깊게 하고, 약물 효과가 떨어지는 경우에는 항바이러스제를 교체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저널 미국소화기학회 공식저널 8월호에 게재될 예정이고, 6월 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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