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제약사인 조아제약(대표 조성환·사진)이 적자 속에서 해외 스포츠마케팅에 거액을 쏟아붓자 회사 안팎에선 경영진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박지성 선수가 한때 몸담았던 영국 프로축구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스폰서십을 체결하면서 한해 수십억 가량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일부 투자자들이 "영세한 회사가 분수를 모르는 짓"이라며 질타하고 있다.  

스포츠계 일각에선 서울시가 2009년 맨유와의 공식 스폰서로 매년 29억원을 지급해온 전례가 있어 이번 조아제약과 맨유의 스폰서십 금액도 이에 버금할 것이란 추정이 나오고 있다.

회사 측 관계자는 “회사의 규모로 볼 때 (스폰서금액이)수십억까지는 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최근 적자 구조로 돌아서고 간판 제품마저 흔들리는 이 회사가 호화 스포츠마케팅에 '올인'하는 '일탈행위'를 도마 위에 올리고 있다.

투자자들은 스포츠마케팅의 실효성 논란을 떠나 적자 속 성장동력을 잃고 있는 상황에서 연구ㆍ개발(R&D)투자에는 뒷전이고,스포츠마케팅에 거액을 투자하는 것은 그야말로 상식 밖이란 것이다.

한 투자자는 “회사가 최근 적자를 내고 있고, 지난해 간판 제품 '바이오톤‘까지 건강기능식품으로 전락해 회사가 흔들리고 있는데도 회사 경영진들이 당장 경영과 무관한 투자에 탐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회사 측은 해외마케팅의 일환으로 '맨유'에 거액을 후원하고 있다고 하지만,회사 안팎에선 이에 대한 실효성 논란도 제기하고 있다.

이 회사의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액의 5%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해외마케팅에 당장 효과를 거두기도 어렵다는 시각이다.

무엇보다 이 회사의 사정은 어렵다.올 1분기 91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5.9%를 기록,역성장했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도 6억원과 5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적자전환됐다. 최근 3년간 결손금액만 170억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이 판국에 스포츠에 거액을 후원하는 것은 "최고경영자의 극심한 도덕적 해이가 아니고 무엇이냐"는 게 투자자들의 생각이다.

이 회사는 2009년부터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일부 지방 야구장에 펜스광고를 하면서 스포츠 분야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영화 제작에도 일부 참여하는 등 제약사로서의 ‘일탈’이 잦다.

회사 측은 “기업이미지 제고를 위해 스포트 마케팅 등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고,회사 관계자는 "조성환 사장이 스포츠에 관심이 많아 야구 등에 스폰서십을 해오고 있다”고 했다.

조아제약은 약사 출신인 조원기 회장이 메디팜이란 약국체인 회사를 설립해 약국을 네트워크로 영업하는 독특한 방식을 취하는 제약사로 유명하다.

2004년 사장에 취임한 2세 조성환 사장은 수년 전 창업주 조원기 회장이 뇌종양 수술을 받은 뒤 사실상 후계자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1999년 이 회사는 코스닥 시장에 주식을 공개했으며, 작년 매출 439억으로 제약계에서 50위권 밖 영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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