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줄 하나로 간 절제가 쉬워지면서 수술 인력 및 시간도 줄여주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연세대 세브란스 암병원(병원장 노성훈) 간암센터는 일반 고무줄을 이용해 3명이 하던 간암 수술을 2명으로도 가능하게 했다고 19일 밝혔다.
고무줄이 보조의사 1명의 역할을 대신하며 수술 인력을 줄이는 효과도 보였다. 일반적으로 수술 시 1명의 집도의와 더불어 보조의가 2명 가량 필요하다. 메스를 들고 있는 집도의를 대신해 시야와 절제 부위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병원에 따르면 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무게 약 1.5Kg)로, 크고 무겁기 때문에 절단면을 당기면서 메스로 절단해야 하며 주로 집도의가 메스를 들고 있지 않은 다른 한 손으로 당기거나 보조의사가 당기는 역할을 하는데, 이미 고무줄이 대신하고 있다. <사진 참조>
고무줄이 이 역할을 대신하면 집도의의 손을 자유롭게 만들어 긴급상황을 쉽게 대처할 수 있게 한다.
아울러 보조의가 당겨주는 경우에도 장시간 미동 없이 당기고 있어야 하는 보조의의 실수 가능성을 줄이고 같은 힘으로 지속적 견인이 가능하다. 보조의사의 손이 집도의의 시야를 가리는 것도 방지할 수 있게 된다.
절단면을 당기는 용도뿐 아니라 간의 뒷부분에 있는 종양을 앞 쪽으로 끌어당기는 데도 고무줄이 이용된다.
종양이 간의 뒷부분에 앞 쪽에서는 보이지 않을 때 종양이 있는 부위를 앞쪽으로 끌어당겨야 하는데, 이 때도 고무줄을 묶어 당기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집도의의 손을 자유롭게 하고 시야를 확보하는데 용이하다는 것이다.
최진섭 연세암병원 간암센터장은 "당기는 부위와 힘의 정도에 따라 보통 2~3개의 고무줄이 쓰이는데, 고무줄은 탄성이 있어 지속적으로 같은 힘을 주는 게 가능하다"면서 "일반 수술용 실을 사용할 경우 고정은 할 수 있겠지만, 힘을 줘 당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최 센터장은 "꼭 대단한 발견이나 발명을 해야만 발전이 이뤄지는 게 아니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물건도 지나치지 않는 안목과 아이디어가 중요하다"면서 "수술방에 출입하는 인원이 많을수록 감염이나 뜻하지 않은 사고 위험도 높아지기 때문에 수술 인원을 줄이는 일은 작은 것 같지만 환자 안전의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