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에게 폐렴과 모세기관지염을 일으키는 RS바이러스(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 감염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병원장 이열) 이용주<사진> 소아청소년과 교수팀은 최근 호흡기바이러스 감염으로 입원한 24개월 이하 영유아 중 RS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타난 영유아는 9월 68명 중 12명(17.6%)에서 10월 76명 중 38명(50%), 11월 132명 중 92명(69.7%)이며, 12월1일부터 12일까지 92명 중 71명(77.2%)으로 RS바이러스 감염이 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11월30일~12월6일 전국 100개 이상의 협력병원에서 급성 호흡기 감염증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인플루엔자 및 호흡기바이러스 발생 양상에서도 RS바이러스가 24%의 검출률을 보여 조사 대상인 9종의 호흡기바이러스 중 가장 높은 검출률을 보였다. 이는 한 주 전인 11월23일~11월29일 RS바이러스 검출률인 14.5%보다 9.5% 증가한 수치다.

RS바이러스는 가을부터 초봄까지(10~3월) 유행하며, 특히 1~2월에 발생빈도가 가장 높아 향후 RS바이러스 감염 영유아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RS바이러스는 2세 이하의 영유아의 경우 95% 이상이 최소 한 차례 이상 감염될 정도로 전염력이 높은 질환이다. 영유아는 면역력이 약하고 성인에 비해 기관지가 매우 좁아서 감염이 되면 증상이 나타나고 합병증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RS바이러스는 기관지염증 반응을 일으켜 기관지 점막이 붓고 분비물이 많아지게 만든다. 이에 따라 폐포로 공기를 전달하는 좁은 세기관지가 막히는 현상이 생겨 산소공급에 장애가 발생하고 전신적인 저산소증 상태가 된다.

초기 증상은 재채기, 콧물, 발열 등 일반 감기와 비슷하지만 숨을 내쉴 때 쌕쌕거리는 호흡음이 들리거나 기침이 심해지며,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거나 잠을 잘 못자는 경우도 있다. 심하면 흉부함몰이나 청색증, 과다호흡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RS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으며 고위험군인 기관지 폐이형성증을 가진 미숙아, 선천성 심장병을 가진 영유아, 선천적 또는 후천적 면역 결핍증을 가진 영유아의 경우 예방을 위해 항체 접종을 권하고 있다. RS바이러스 항체는 유행 시기인 10월에서 2월까지 월 1회씩 총 5회 접종한다.

이용주 교수는 "RS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산소 공급에 장애가 생겨 저산소증 상태가 된다"며 "가족 구성원의 숫자가 많거나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등 집단활동을 하는 영유아의 경우 상대적으로 RS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따라서 집에 영유아가 있는 경우 외출에서 돌아오면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하고 담배 연기의 경우 기관지 점막을 손상시켜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떨어뜨리므로 영유아가 있는 가정에서는 금연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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