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있었던 약사국시 합격자 발표 결과 6년제 약대졸업생 1668명이 합격해 6년제 약사 시대가 열렸다. 발표 결과에 따르면 6년제 약대생 응시자는 모두 1716명으로 합격률은 97.2%였고 불합격자는 48명이었다.

그러나 응시자 중 외국 약대 출신자가 101명이고 이 중 불합격자가 47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6년제 약대생 합격률은 사실상 100%라는 놀라운 결과를 나타낸 것이다. 4년제 약대 졸업생 합격자 수는 27명이었다.

과거 4년제 약대 시절 약사 국시 합격률 85~90%에 비하면 실로 괄목할 만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같은 원인은 사전 모의고사 후 시험 문제의 난이도를 낮춰 조정했고 시험 과목이 12개에서 4개로 줄었던 것이 가장 컸던 것으로 지적됐다. 또 졸업생들이 첫 6년제 약사배출 시험에서 탈락하지 않으려고 배전의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결과야 어찌됐든 올해 처음으로 배출된 6년제 약사에 대한 기대와 입지는 졸업생 본인들은 물론 제약계와 학계 모두에서 관심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6년제 약사제도가 과거 수많은 연구 및 토론과정을 거쳐 사회적 합의로 도입됐기 때문에 이들 졸업생에 대해서는 4년제 약사에 비해 무엇인가 대우가 달라져야 한다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2년이란 세월과 그동안의 학생들의 노력, 투입된 비용이 훨씬 과중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일부 지방 사립병원에서 이들 6년제 약사에 대해 우대를 해주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지역의 영남대병원, 동산의료원 등에서는 이들의 초임 연봉을 4년제 약사보다 2호봉 높게 책정하고 병역필한 사람에게는 3호봉을 높이는 우대조건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는 일부 지방의 사례에 불과하다는 것이 학계의 지적이다. 약사가 거의 배출되지 않은 지난 2년동안 약사 부족 현상을 겪었던 관련업계와 대형 개원약국에서 ‘근무 약사’의 연봉을 최고치로 인상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인상여력이 한계에 달했다는 것이다. 또 약사의 경우 석·박사라고 해도 임금에 거의 차이를 두지 않는 현실도 무시할 수 없다고 한다.

이 때문에 6년제 약사의 갈길과 입지는 그리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따라서 6년제 약사를 현재 추진 중인 제약사의 글로벌화를 위한 새로운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각계에서 설득력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6년제 약사를 세계 시장에 도전하는 연구개발 인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데이터 사이언스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고급의 연구개발 인력은 세계 선진제약사에서도 구인난을 겪고 있는 분야다. 국내에서도 이제 막 시작된 이 분야의 개척은 추가 교육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확보해야 할 기술이다. 필요 시 ICT(정보통신 기술)인력과의 협력도 가능하다고 본다. 정부당국과 제약계가 이분야에 대해 진지하게 관심을 기울이기 바란다.

저작권자 © 메디소비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