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순방(3월1~8일)은 의료 부문의 중동 진출 및 협력방안에 각별한 역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을 끌고 있다.

박 대통령이 방문하는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카타르 등 4개국 모두에서 보건의료 협력이 무게있게 논의토록 일정이 잡혀있기 때문이다. 또 박 대통령과 함께 동행하는 115명의 기업인가운데 서울대ㆍ연세대 세브란스ㆍ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등 병원관계자 명단이 포함돼 있는 것도 유례없는 일이다.

현재 이들 4개국과 오만, 바레인을 포함한 중동 6개국으로 구성된 걸프협력기구(GCC) 회원국들은 인구가 5700만명에 이르고 있고 매년 65세이상 고령 인구의 급증으로 복지 차원에서 의료비 지출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현재의 인구 증가 추세로 봐서 앞으로 20년간 GCC 회원국의 고령 인구는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더운 날씨 탓에 실내 거주 시간이 많고 운동량이 부족해 당뇨 비만 고혈압 심장질환 환자는 매년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UAE의 경우 이 때문에 2010년 이후 해마다 의료 부문에 10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있고 해외에서 지출하는 국민들의 진료비만 2조원에 달한다. GCC 회원국들의 의료 부문 투자비는 연간 수 천억 달러에 이른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는 국제기업청(IE 싱가포르)이 의료기관과 관련 기업의 중동 등 해외시장 진출을 주도해 현재 19개 기업이 15개국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박 대통령의 중동 순방은 이런 세계적 흐름을 놓치지 않고 중동 의료시장에 국내 의료기관 및 관련기업의 뿌리를 내리도록 해 한국의료의 국제화를 꾀하려는 뜻을 담고 있다고 본다. 현재 서울대병원은 5년간 1조원에 UAE의 왕립병원 위탁 경영을 맡고 있다. 또 다른 병원도 1조원대의 병원경영 계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한국의료의 중동 진출은 병원 건설, 위탁경영 외에 각종 의료기구, 관련 전문 인테리어, 의사ㆍ간호사 등 의료인력, 관련 정보통신 기술(ICT) 인력 진출 등 고급인력의 일자리 창출에 파급효과가 커 과거 중동건설 진출 효과를 능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곧 산유국인 중동국가와 에너지 부문은 물론 정보통신 금융 부문 등 관련 고부가가치 산업에도 파급효과를 가져와 제2의 중동붐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다행히 박 대통령이 순방하는 4개국에서 2013년 한국을 찾은 2552명의 환자들과 의료계 인사들을 통해 한국의 의료 수준과 병원 운영능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판이 입소문을 타고 중동국가에 알려져 있는 것은 중동붐 기대에 큰 힘이 될 것이다. 박 대통령의 중동 순방을 계기로 한국의료의 해외진출 전성기가 열릴 것을 간절히 기대한다.

현재 이들 국가들은 국민복지 차원에서 원격의료체제 도입을 위해 해외업체와의 협력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국내에서마저 원격진료가 반대에 부딪쳐 시스템 구축이 지지부진한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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