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ST의 슈퍼항생제 ‘시벡스트로’가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판매 승인을 받은 것은 국내제약사의 신약개발이 글로벌화 시대에 들어섰음을 의미한다.

국내에서 개발된 신약이 주요 제약 선진국인 미국과 유럽 등 두 곳에서 잇달아 판매 승인을 받은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6월 판매 승인을 받은 미국에서 같은해 3분기 중 이미 240만달러라는 아주 의미있는 매출액을 기록함으로써 앞으로 시장에서 성장가능성도 입증한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이로써 시벡스트로는 미국과 전 유럽국가 등 32개국에 수출의 길을 열었다.

지금까지 국내의 신약개발이 부진했던 것은 아니다. 1993년부터 지난해까지 20여년동안 개발된 신약은 21품목에 이른다. 그러나 이 가운데 5품목은 세상에 나왔다가 이미 생산 중단되는 등 대부분 세계 시장에 진출하지 못했다. 제약 선진국에서 효능을 인정받지 못한 것도 있고 판매망 확보에 실패한 탓도 있다.

그럼에도 고혈압약과 항균제, 당뇨약 등 4~5개 제약사의 신약이 각고의 노력 끝에 세계 시장에 진출해 일정한 처방 기록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국내 제약사의 글로벌화에 큰 희망이 되고 있다.

시벡스트로가 미국과 유럽에서 승인을 받은 것은 이러한 여건에서 국내 신약개발과 세계 시장 진출에 새로운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시벡스트로의 미국과 유럽 지역 판매는 큐비스트를 인수한 세계적인 의약품판매사인 MSD가 맡았다.

다른 국내신약들이 매출 부진으로 시장에서 버티지 못했던 우려를 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시벡스트로의 처방 대상 질병인 황색포도상구균(MRSA)을 포함한 그람양성균에 따른 급성세균성 피부 및 연조직감염(ASSSI) 치료시장은 2012년 기준 2조7000억원, 2019년 시장 규모는 3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 또 시벡스트로는 현재 폐렴 증상에도 임상 중이어서 이 품목의 시장 규모는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시벡스트로의 미국 및 유럽 진출은 국내 신약으로서 첫 블록버스터급 신약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

동아ST가 시벡스트로 개발을 시작한 것은 2004년이다. 지난해 6월에야 미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고 7월부터 미국내 병원에서 당당하게 처방기록을 나타냈으니 거의 11년 만의 일이다. 100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지루한 연구 및 임상등 개발 과정을 묵묵히 지켜온 동아ST 노력에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시벡스트로의 성공을 장담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다국적제약사들의 경쟁의약품이 있기 때문이다. 시벡스트로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이들 제품과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한다. 또 시벡스트로가 성공을 거둔다 해도 이것만으로는 국내제약사의 글로벌화는 빈약하다. 다른 질병 분야에서도 시벡스트로와 같은 수많은 신약이 계속 나와야 한다. 그래야 국내제약사가 세계 시장에서 다국적제약사와 어깨를 겨룰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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