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가진 산모가 병원에 가면 무조건 빈혈검사를 받게 하는 일은 통과의례가 됐다. 또 갑상선질환자의 선별검사나 심질환 검사, 전립선암 PSA 검사 역시 무조건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의사들이 이런 검사를 권한다면 한 번쯤 사양해 볼 필요가 있다.

미국예방의료태스크포스(USPSTF)는 최근 무증후 임신부에 대한 정기적 철분 결핍성 빈혈검사와 철분 보충에 대한 권고안에서 무증후 임신부에 대한 철분 결핍성 빈혈검사가 불필요하다고 밝혔다.

USPSTF는 1996~2014년 8월까지 발표된 영어 논문을 검토한 결과, 임신부와 6~24개월 유아에 대한 철분 결핍성 빈혈검사가 산모와 아기에 도움된다는 증거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임신 중 철분 보충에 관해서는 산모의 혈액학적 지수(혈청 속 페리틴과 헤모글로빈 수치 등)가 개선되고 단기적으로는 철분 결핍증이나 철분 결핍성 빈혈 위험이 낮아질 수는 있지만 철분 보충이 산모나 신생아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증거는 없다는 것이다.

이에 근거해 USPSTF는 권고안을 개정키로 했다. 그러나 미국의학연구소(IOM)나 미국질병통제센터(CDC), 미국산부인과학회(ACOG) 등은 여전히 임신부가 철분보충제를 복용하는게 좋다고 권고하고 있다.

USPSTF는 또 갑상선질환의 경우 특이한 증상이 없으면 갑상선질환자의 선별검사(TSH와 T4) 검사를 권고하지 않는다고 최근 발표했다. USPSTF는 지난 2004년 개정한 가이드라인을 이번에 다시 고치기로 했다.

심질환 검사에 대해서는 지난 2012년 USPSTF는 저위험 무증후 성인의 경우, 안정시/부하심전도(ECG), 부하심초음파, 부하심근혈류이미지(MPI) 등 심질환 검사가 불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내과학회, 미국심장병학회(ACC)와 미국심장협회(AHA) 등에서도 따르고 있다.

미국내과학회 역시 최근 이 검사들이 사망 또는 심혈관사고를 줄이는지를 검토했으나 예후를 개선시키지 못했을 뿐 아니라 허위양성률이 높아 불필요한 검사나 치료를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결론 내렸다.

2012년 USPSTF는 PSA(전립선특이항원) 검사가 전립선암에 따른 사망위험을 낮춘다는 증거가 없으며 건강한 남성은 주기적인 PSA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결론내린 바 있다.

이 검사는 혈액샘플 분석을 통해 전립선암 조직에서만 나타나는 특정 항원을 찾아내는 것으로 이 항원의 혈중수치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전립선암을 의심, 이를 확인하기 위한 조직검사가 뒤따르게 된다.

그러나 PSA검사가 표준수치를 어느 선으로 정하든,허위양성과 허위음성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게 학계의 논문을 근거로 한 USPSTF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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