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과 한국콜마 등 일부 혁신형 제약사들이 혁신형 제약사 선정의 중요한 기준이 되는 연구ㆍ개발(R&D) 기준에 못 미치는 투자를 하고 있어 업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혁신형 제약사를 선정할 때 첫 번째 기준으로 R&D 투자 능력을 감안하고 있으며, 연간 의약품 매출액이 1000억원 이상인 제약사의 경우 매출의 5% 이상을 R&D비로 투자하도록 돼있다.

그러나 몇 몇 제약사들은 혁신형 제약사로 인증받은 후 이같은 최소 기준도 지키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혁신형 제약사로 인증받은 46개사 가운데 한독과 한국콜마가 이 기준에 미달된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가 혁신형 제약사의 R&D 투자를 전수조사한 결과 지난해 40개 혁신형 제약사 중 R&D 비중이 5% 미만인 제약사는 한독(4.6%)과 한국콜마(3.92%)로 밝혀졌다.

이 두 제약사는 R&D비가 하락세다. 한독은 2013년 5.5%에서 지난해 4.6%로, 한국콜마는 4.48%에서 3.92%로 줄었다.

지난해 태평양제약을 삼킨 한독은 10여년 전 개량신약 ‘아마릴엠’ 이후 이렇다 할 신약이 없고, 화장품 비중이 큰 한국콜마도 자체 개발 신약이 없다.

한국콜마 측은 제약 R&D가 5%를 넘어 최소 기준을 지켰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신약개발 투자가 전무해 수치가 무의미하다는 지적이다. 40여개 혁신형 제약사는 신약개발(투자)이 진행 중이거나, 적어도 개량신약 1개쯤은 보유하고 있는 데 반해 혁신형 제약사 중 유일하게 한국콜마는 이마저도 없어 끊임없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도 "제약 R&D는 신약보다 제네릭 부문에 편중돼 있다"고 밝혔다. 

의약품 판매로 두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한국콜마는 의약품 판매액이 1000억원을 웃돌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한독이 3483억, 한국콜마가 4390억원 가량 기록했다.

반면 한미약품과 대웅제약, 삼진제약과 안국약품 등 일부 주요제약사들은 R&D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3년 전 인증 이후 R&D 비중은 상위사에서는 한미약품이 13.5%, 15.8%, 20%로, 대웅제약은 11.73%, 11.85%, 12.31%로 집계됐다.

중견사에서는 삼진제약이 5.94%, 6.46%, 6.88%로 상승세였으며, 안국약품은 상위사 못지 않게 R&D비가 10.4%, 11.3%, 12.9%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R&D 능력은 혁신형 제약사 평가 기준에서 30%를 차지하며 인적 물적 투입 자원(40%) 기준에 이어 2위이지만, 혁신형 제약사 선정의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R&D는 사회적 책임 윤리(10%)보다 훨씬 높게 평가하고 있다.

복지부 측 관계자는 "R&D와 윤리경영 등 혁신형 제약사 평가 기준을 강화할 것"이라며 "추후 평가 기준을 개선해 2년마다 재평가 시 이를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2년 6월 혁신형 제약사로 첫 인증된 기업은 43개사였지만, 삼양바이오제넥스가 삼양바이오팜으로 합병됐고 동아ST(구 동아제약)도 인증을 자진 철회해 41개사로 감소됐다. 이후 지난해 11월 휴온스와 사노피, 드림파마, 카엘젬벡스, 제넥신이 추가 인증되며 현재 혁신형 제약사는 46개사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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