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김태우ㆍ이은지 교수팀은 시신경 섬유가 지나는 조직인 사상판이 깊을수록 녹내장이 빨리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김 교수팀은 사상판의 깊이와 두께가 녹내장의 진행 경과와 속도에 미치는 연관성을 연구했는데, 빛 간섭 단층촬영장비를 이용해 사상판의 변형을 3차원적으로 관찰하는 방법을 고안, 녹내장 환자들에서 일어나는 사상판의 다양한 변형 양상을 관찰했다. 그 결과 사상판이 깊을수록 녹내장의 진행 속도가 빨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사상판의 깊이가 녹내장 환자들의 예후에 미치는 연관성에 대한 세계 첫 보고로 녹내장의 향후 치료지침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국내에서 녹내장 환자의 60~70% 이상이 안압이 높지 않은 정상 안압 녹내장"이라며 "이번 연구는 국내에 많은 정상안압 녹내장 환자에서 사상판 깊이에 따라 향후 녹내장이 빨리 진행될 수 있는 환자를 선별할 수 있어 임상적으로도 유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은지 교수는 "녹내장은 특별한 예방보다는 조기 발견이 중요하기 때문에 위험성을 발견하고 진행 속도를 예측할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며 "안압검사뿐 아니라 안저 촬영, 시신경단층분석 등을 통해 사상판과 시신경의 손상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안과 최고 학술지인 'Ophthalmology' 최근호에 실렸다.

녹내장은 현재 60세 이상 인구의 약 5%에서 발병하는 시신경병증으로 시신경 손상의 진행이 멈추지 않으면 결국 실명을 초래하는 3대 실명 질환중 하나다.

녹내장에서 발생하는 시신경의 손상은 사상판에서 생기는데, 사상판은 시신경 섬유가 지나가는 부분에 구멍이 얼기설기 뚫려있는 형태의 조직으로 그 구멍 사이로 시신경 섬유가 빠져나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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