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강은희 기자] 겔포스와 용각산으로 유명한 보령제약이 블록버스터급 자체개발 신약 ‘카나브’로 대박신화를 예고하고 있다.

보령제약(대표이사 사장 김광호·사진)은 지난 3월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성분명 피마살탄)의 신약허가를 신청했다. 국내사로서는 최초 개발되는 ARB계열 고혈압 신약으로 예정대로 10월 승인이 확정돼 내년 상반기에 출시되면 국내에선 15번째 신약에 등극하게 된다.

카나브의 성분 피마살탄은 고혈압 치료제 중 가장 많이 쓰이는 약물인 ARB(안지오텐신Ⅱ 수용체 차단제)계열로, 혈압상승의 원인효소가 수용체와 결합하지 못하도록 차단함으로써 혈압을 떨어뜨리는 원리다. 지난해 말 전국 24개 병원에서 임상 3상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카나브는 1998년부터 개발에 돌입해 지금까지 12년 간 500억원을 투자했다. 실제 후보물질 합성을 시작한 1992년부터 따져보면 18년이 소요된 셈. 보령이 사운을 걸고 개발 중인 카나브는 우리나라로서는 ARB계열 고혈압약을 개발한 세계 6번째 나라가 된다. 또한 신약 역사상 가장 큰 시장에 도전하는 것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현재 국내 고혈압시장은 1조2000억원 규모로 전체 의약품시장의 10%를 차지한다. 이중 ARB계열 규모는 5~6천억원으로 약 46%를 차지하고 있고, 매년 20%이상 가파른 성장속도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고혈압치료제는 고령화에 따른 만성질환시장의 확대와 수요증가로 2012년 1조원에 가까운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계열 약물로는 MSD의 코자(성분명 로살탄), 노바티스의 디오반(성분명 발살탄), 산쿄의 올메텍(성분명 올메살탄) 등 약 7종류의 약이 국내에서 팔리고 있으며 모두 다국적사 제품으로 국내 제약사 참여는 전무한 실정이다. 그동안 국내 제약사들도 개발을 시도했으나 시장성과 임상적 유용성을 확보하지 못해 개발단계에서 중단됐다.

카나브의 개발의미는 약 세가지 측면에서 조명할 수 있다. 우선 제품력에서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코자’에 비해 30%이상의 우수한 혈압강하효과를 나타냈다는 게 보령측의 설명이다.

정서적인 측면에서 보면 한국 최초로 개발한 고혈압 치료제로서 국민세금을 투입해 만든 신약으로, 장기복용해야 하는 고혈압약물 특성상 환자의 약값부담은 물론 국민건강보험 재정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울러 경제적 측면에서는 기존 7개 ARB의 수입대체효과 및 라이선싱 아웃·수출을 고려하면 조단위의 이익까지도 창출가능한 글로벌시장을 노리는 블록버스터 신약후보다.

보령제약은 카나브가 발매되면 5년 내에 국내시장에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카나브 이후 순차적으로 발매할 복합제까지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조단위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회사측은 확신하고 있다.

국내 최초의 글로벌 신약으로서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카나브의 물질명은 2006년 1월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 일반명(INN) 리스트에 등재됐으며, 2001년 미국특허를 시작으로 일본·호주·유럽 6개국과 멕시코·러시아 등 현재 17개국에서 32개의 물질특허와 제법특허를 취득했다.

또 전임상과 1상 임상을 유럽에서 진행해 해외시장 진출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현재 미국, 중국, 인도, 유럽 등에 다양한 방법을 통한 진출을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해외에서의 허가절차 등을 고려한다면 이르면 2014년부터 수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보령제약 김광호 사장은 “아직은 허가신청 단계이지만 국내 신약 역사상 가장 큰 시장에 도전하는 첫 사례로, 개발과정에 국민의 세금이 들어간 신약인 만큼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면서 “성공한다면 보령제약뿐 아니라 국내 제약산업에 큰 동기부여를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뒀다.

한편, 카나브라는 이름은 최근 공모를 통해 결정됐다. 카나브(Kanarb: Kahn(황제)+ARB)는 ARB계열의 고혈압 약물 중 가장 좋다(황제)는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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