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강은희 기자] 국내 백신시장은 다국적제약사가 장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HBV, Hanta vaccine 등 일부 백신을 제외하고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이며 와이어스, 머크, GSK 등 3개 다국적사의 시장점유율이 67%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에 의해 가격과 수량이 정해진다는 백신사업의 특성상 국내기업이 생산설비를 직접 투자하지 않고 다국적 제약사의 제품을 수입 판매해 다국적사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이는 다국적제약사 대비 바이오의약품 및 백신관련 R&D 파이프라인이 미흡하게 된 원인이다.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실시하는 예방백신 프로그램의 국내 보급률은 95% 이상으로 70% 이상이 다국적 제약사의 제품이며 국내기업 생산의 자체보급제품은 소수에 불과한 실정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현재까지 개발된 백신의 대부분은 사백신(killed)과 약독생균백신(attenuated)으로 유전자재조합 백신, 혼합백신, DNA백신 등 기술적 진보와 함께 특정 유전자를 타깃으로 하는 표적치료제 백신의 개발이 시급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980년대 1세대 바이오의약품이 등장하면서 합성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의약품을 개발하게 됐다. 1990년대 들어 항체의약품인 2세대 바이오의약품이 급성장했으며 향후 3세대 바이오의약품의 형태는 백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신종플루로 전세계는 백신의 자국내 생산확보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으며 백신산업 발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추세다.

사백신(killed)은 병원균을 죽여서 만든 백신으로 장티푸스, 콜레라, 백일해, 일본뇌염, 독감백신 등이 이에 속한다. 약독생균백신(attenuated)은 인체에 해가 없을 정도로 병원균 또는 살아있는 바이러스의 독성을 약화시킨 것으로 제조비용이 사백신에 비해 저렴하고 면역지속 기간이 길다는 장점이 있다. BCG(결핵), MMR(홍역ㆍ볼거리ㆍ풍진), 소아마비, 천연두 백신이 해당된다.

이외에도 유전자재조합 백신, DNA백신, 혼합백신 등이 있으며 특정 유전자 표적백신, 단일 백신보다는 다가백신의 개발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들어 녹십자를 비롯해 LG생명과학, SK케미칼 등이 자체 생산설비 투자계획을 밝히고 있으며 R&D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인라이센싱을 검토하고 있다. LG생명과학의 경우 B형간염백신, Hib 자체생산으로 매출비중 약 13%를 달성했으며 그 외 혼합백신(4가백신+Hib)을 개발 중이다. 


증권업계는 백신사업에서 국내 제약사가 시장 점유율을 올리기 위해서 자체 생산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바탕으로 다국적제약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내시장의 점유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 신생아 출생인구수가 높은 인도나 중국과 같은 이머징 마켓으로 진출해야 바이오의약품의 새로운 형태인 백신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투자증권 김나연 애널리스트는 “전 세계 출생인구 증가율은 점차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나 다국적제약사가 주도하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시장 대비 인도, 중국 등 이머징 국가의 신생아 인구는 3~4배 정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머징 국가 중심의 백신시장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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