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동물생명과학대학 실험실 근무자들 가운데 집단 발생한 폐렴환자 수가 주말 이틀동안 15명이 증가해 모두 49명으로 늘었다. 질병관리본부(질본)는 이같이 밝히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건국대 집단 폐렴환자 사고는 2일로 발생 일주일째를 맞는다. 그런데도 아직 그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답답함과 함께 불안감을 감출 수가 없다. 질본이나 보건당국이 원인 규명에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국민들이 원인이라도 알 수 있다면 이에 대한 주의사항 등 예방수칙이라도 지키겠지만 원인을 모르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불안한 마음으로 사태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

집단 폐렴환자가 발생한 건국대 동물실험실은 소 연구소다. 환자들은 발열 현상(섭씨 37.5도 이상)에 흉부방사선상 폐렴 소견이 확실한 사람들이다. 질본은 지금까지 조사 결과를 토대로 동물에 의한 감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그 이유는 첫째, 환자들을 대상으로 바이러스와 세균 검사를 실시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판정됐기 때문이다. 둘째는 환자들을 격리하기 전 같은 공간에서 생활했던 사람중 폐렴 증상의 발병 환자는 없어 동물과 사람간, 또는 사람과 사람 간 전염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다.

셋째는 집단환자 발생 전인 지난달 25일 이 건물에서 입사시험을 치른 SK그룹 입사 수험생 500명과 감독관 중에는 폐렴환자가 발견되지 않은 것도 한 이유다.

또 건국대가 운영 중인 동물농장에서도 관련 질환의 증세가 보이거나 병원체가 발견되지 않은 것도 동물로부터의 감염 가능성이 약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질본은 보고 있다. 따라서 질본은 건국대 집단폐렴환자들의 발병 원인을 동물에 의한 바이러스 또는 세균 감염이 아닌 시험실의 화학물질을 통한 독성 감염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학계에서는 동물 인플루엔자의 인체 감염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주장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한 약학대 교수는 “만일 집단 폐렴의 원인이 동물 인플루엔자라고 하면 십중팔구 H7N9 또는 H5N1라고 하는 고병원성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특히 H7N9은 지난해 중국에서 처음 나타난 치사율 30%의 고위험도의 폐렴 증세라고 설명했다.

다행히 건국대 집단 폐렴환자들 중에는 아직 이처럼 심각한 질환자는 없고 모두 가벼운 증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질병의 원인이 이처럼 장기간 밝혀지지 않고 계속 오리무중인 상태로 남는다면 불안감은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당국은 이러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뜻에서라도 집단 폐렴의 원인을 하루 빨리 밝히는 데 진력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조사 내용 등 관련 정보를 속속들이 공개해 일반인들이 이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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