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의원에서 C형간염의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보건당국은 지난 20일 서울 양천구 신정동 다나현대의원에서 수액주사를 맞은 환자 중 18명이 집단으로 C형간염에 감염돼 현재 질병관리본부와 양천보건소가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이들이 모두 해당 의원에서 수액주사(정맥주사)를 맞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하고 최근 이 의원을 방문한 환자 2000여명 전원에 대해서도 감염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했다.

C형간염은 이미 알려졌듯 혈액을 매개로 전파되는 바이러스성 감염질환이다. 오래 방치할 경우 만성 간경변과 간암으로 발전되기도 한다.

보건당국은 이들 감염자가 전원 이 의원에서 수액주사를 맞은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C형간염환자에게 사용했던 주사 바늘을 다른 수액주사 대상자에게도 계속 재사용함으로써 C형간염이 집단으로 연쇄 감염됐을 것으로 일단 의심하고 있다.

만일 이 병원에서 수액주사를 맞고 이처럼 C형간염이 집단으로 감염됐다면 이는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한 번 사용한 주사 바늘의 재사용이 다른 동네의원에서는 전혀 없는 일이라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환자들에게는 통상 링거주사로 알려져 있는 수액주사는 환자가 아닌 정상인들도 몸이 피곤하거나 일하기가 힘들다고 느껴질 때 병의원을 찾아 주사해줄 것을 쉽게 요청하는 것이 보통이다. 심지어 숙취로 체력이 약해졌을 때도 링거주사를 맞기도 한다. 이는 비보험 의료행위여서 동네의원의 이익과 맞아떨어져 수액주사 행위는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질환자에게 사용하는 생리식염수 외에도 포도당수액은 기본이고 최근에는 비타민의 종류별 영양수액 주사행위가 만연하고 있다. 단백질이나 아미노산 수액도 유행한다고 한다. 이러한 수액주사는 부작용도 만만하지 않다. 당뇨병질환자가 포도당주사를 맞거나 고혈압환자가 환자의 상태에 맞지 않는 수액을 맞았을 경우에는 심장에 무리가 생겨 큰 일을 당할 수도 있는 것이 수액주사다.

수액주사를 하는 의사나 소비자들은 흔히 그 효과만 맹신했지 주사 바늘의 재사용이나 부작용에는 무감각한 것이 보통이다. 이번 집단감염자 중 의사 가족과 의원 종사자 3명이 포함된 것이 이를 보여준다. 특히 주사바늘의 재사용은 비단 수액주사 때만 발생하는 일은 아니다. 채혈과정 등 기회는 수없이 많다.

당국은 우선 C형간염 집단감염의 원인을 철저히 파악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또 그 결과에 따라 해당 의원에 대한 처벌은 물론 민사상 책임도 물어야 한다. 지난 2013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병원에서도 주사기 재사용으로 인해 100여명의 C형간염 집단감염자가 발생한 적이 있다.

미국 보건당국은 해당 의원 폐쇄는 물론 관련 의사에게 2급 살인죄를 적용해 종신형을 받게 한 적이 있을 정도였다. 이 기회에 주사 바늘 재사용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함께 무분별한 수액주사에 대한 소비자들의 경각심을 일깨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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