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미국 IBM사의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진료시스템인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e)를 도입해 오는 10월15일부터 진료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지난주 말 발표했다.

이세돌 9단과 바둑 대결을 벌였던 알파고가 왓슨이라는 이름으로 의료계에 등장해 인공지능 진료시대를 개막한 것이다. 길병원은 앞으로 폐ㆍ유방ㆍ대장ㆍ직장ㆍ위암 등 5대암의 진료에 왓슨을 본격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왓슨은 미국 MSK(메모리얼 슬론 캐터링) 암센터에서 암진료 통계를 학습시켜 의사들이 이를 이용해 진료할 수 있도록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세계 각국에서 발간한 300개 이상의 의학학술지와 200개 이상의 의학교과서를 포함해 1500만 페이지에 달하는 의학정보가 학습돼 있다. 따라서 의사들은 환자들의 암정보를 입력하면 진료의 알파고인 왓슨이 치료방법 등을 제시토록 돼있다.

이러한 인공지능 진료프로그램인 왓슨이 활용되면 학계에서 학문적인 근거에 기초한 진료방법이 제시됨으로써 의사들의 진료능력이 극대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의사들이 반드시 필요한 치료 시점에 적용될 수 있는 정보를 얻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왓슨이 암치료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이를 이용하는 의사가 만일 자신의 노력을 소홀히 하고 왓슨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이로 인한 의료사고의 우려도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한 책임 소재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치료에 대한 최종방법의 선택은 의사에게 있는 것이다. 따라서 왓슨 이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의료사고에 대한 최종 책임도 의사에게 있다는 것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된다. 왓슨은 단지 더 많은 치료정보를 제공하는 보완의 수단으로 봐야 한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왓슨의 이용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될 것은 분명하다. 치료기술의 발전과 함께 더 많은 정보를 구하고자 하는 노력이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동남아에서는 인도의 마니팔병원과 태국의 분룬그란드 국제병원이 왓슨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중국 전역에서도 21개병원이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처럼 왓슨의 활용이 확산될수록 의료계는 의사들의 교육ㆍ수련ㆍ진료 매뉴얼까지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확실한 것은 왓슨이 의사들의 치료능력을 한 단계 끌어올려 질병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길병원의 왓슨 도입 및 활용을 계기로 환자들의 질병 치료에 새로은 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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