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미용주사를 맞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병ㆍ의원가에서는 이들 주사제의 효능에 관한 문의가 줄을 잇는다고 한다.

‘대통령주사’ ‘VIP주사’ ‘길라임주사’라는 별칭이 뒤따르고 있기도 하다. 문의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들 주사제가 얼마나 효능이 좋으면 대통령까지 맞았겠느냐며 효과에 대해 맹신을 하는 듯했다고 한다. 사정이 이렇자 일부 의원에서는 ‘VIP주사 셋트 메뉴’까지 개발해 비싼 가격에 주사를 하는 곳도 있다고 했다.

미용주사제의 대표적인 상품은 얼굴 주름치료술인 보톡스 시술법과 피부노화방지용 태반주사라는 것이 개원가 의사들의 말이다. 몇 해 전까지만해도 보톡스 시술이 가장 흔한 미용술이었으나 지난해부터는 1위 자리를 태반주사에 넘겨줬다고 한다. 그만큼 태반주사가 개원가에서는 인기다.

피부를 하얗게 한다는 백옥주사와 피부를 곱고 아름답게 해서 신데렐라처럼 보이게 한다는 일명 신데렐라 주사도 그 뒤를 잇는다. 신데렐라 주사는 링겔 주사용으로 피부노화방지 효능이 있다고 알려진 알파리포산 성분을 공급하면 피부를 팽팽하게 하고 비만까지 고칠 수 있다고 해서 인기라고 한다.

이러한 주사제는 엄격히 따져서 의사의 처방없이는 사용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여성들이 많이 모이는 미용실, 찜질방, 계모임등에서 단체로 요구할 경우 간호사 또는 간호조무사들이 출장해 주사를 하는 일이 허다하다고 한다. 심지어 전화 요청 시에는 주사제만 판매해 경험있는 여성들이 자가 주사를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태반주사의 경우 수년 전만 해도 보건복지부 당국이 이를 불법의료행위로 단정하고 수시로 단속까지 했으나 지금은 사용 여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아예 손을 놓고 단속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러한 미용주사제들이 과연 효능이 있는지, 또 부작용은 없는지 여부다. 박 대통령의 초대 주치의였던 이병석 세브란스병원장은 효능이 없다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이 태반주사를 요구했으나 이를 정중하게 거절한 것으로 언론들은 전한다. 태반주사뿐 아니라 다른 미용주사제들도 이와 같다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에 이러한 미용주사제가 대량으로 반입됐다는 점이다. 지난해의 경우 3차례에 걸쳐 모두 태반주사 150개가 반입됐다. 1인이 모두 2~3일에 1회씩 8회의 주사가 필요하다고 하니 거의 20인분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를 박 대통령이 모두 사용했다고는 볼 수 없다. 그만큼 아무런 제재없이 미용주사제가 나돌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이제는 이들 미용주사제가 과연 효능과 부작용에 대해 식약처가 대답해야 한다. 소비자들의 건강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그래야 한다. 또 만일 위험이 있다면 이들 미용주사제에 대한 사용을 금지하고 단속할 것인지 여부를 복지부가 확실하게 태도를 결정해야 한다. 대통령이 사용한 미용주사제라고 해서 어물쩡하게 넘길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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