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오지혜 기자] 위궤양 등 위질환 원인균으로 지목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헬리코박터균)이 비알콜성 지방간과 밀접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삼성서울병원 이혁ㆍ신동현ㆍ김태준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지난 2005~2013년 건강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성인 남녀 1만728명(평균 연령 49.3세)을 분석했다.

그 결과, 헬리코박터균이 비알콜성 지방간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헬리코박터 보균자는 비보균자보다 발병 위험도를 21% 더 높인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그간 헬리코박터균과 관련해 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 등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지만, 비알콜성 지방간과 관련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번 대규모 연구 대상자 중 58%(9918명)가 헬리코박터 보균자로서 복부초음파 검사에선 모두 지방간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그러나 10년 장기 추적관찰 결과, 32%(3382명)에게서 비알콜성 지방간이 새롭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1000명을 1년 동안 관찰했을 때 40.7명이 비알콜성 지방간 환자로 새로 진단받은 것"이라며 "이 중 헬리코박터 보균자들은 1000명당 발생률이 43%로 높았던 반면 비보균자들은 37%로 낮은 편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주로 위궤양과 위암 등 위질환을 일으키는 균인 헬리코박터는 전 세계 인구 절반 이상이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혁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헬리코박터균과 지방간(비알콜성 지방간)의 연관성을 처음으로 규명했다"며 "만일 건강검진에서 헬리코박터균이 검출됐다면 지방간과 같은 대사질환의 발생과 치료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소화기저널' 최근호에 실렸다.

                                  이혁ㆍ신동현ㆍ김태준 교수 <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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