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편집국]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주 미래 컴퍼니가 개발한 4차산업 혁명의 신개념 수술로봇 ‘레보아이(Revo-i)’에 대해 국내외 판매를 허가했다. 레보아이는 환자의 몸에 최소한의 절개를 한 후 로봇 팔을 몸 속에 집어넣어 3차원의 영상을 보며 환부를 수술하는 시스템이다. 의사의 손이 닿기 어려운 전립선암, 난소암, 담낭 절제 등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이로써 지난해 말 임상시험을 끝내고 식약처로부터 국내외 판매 허가를 받은 고영테크놀로지의 뇌수술 로봇 ‘제노가이드’와 함께 순수한 국산 수술로봇 시대가 활짝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국산 수술 로봇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인공관절 수술이라든지 뼈와 조직의 치료용 로봇은 이미 상용화됐다. 그러나 혈관을 타고 다니며 수술을 하거나 일반 내시경 수술을 의사 대신 하는 국산 로봇은 제노가이드와 레보아이가 처음이다.

미래컴퍼니가 레보아이를 탄생시키기까지는 실험 과정에서 수 백 번 착오를 겪는 등 숱한 역경이 있었다고 한다. 그 결과 탄생한 레보아이 로봇은 지난해 4월 식약처가 시행한 600여 가지가 넘는 안전검사 항목을 통과했다. 그후 세브란스 등 국내 저명한 병원에서 임상에도 성공을 거뒀다.

이는 미래컴퍼니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 제조업체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미래컴퍼니는 디스플레이의 모서리를 정밀하게 가공하는 기술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자랑한다. 그러나 정보통신 분야가 세계경기에 따라 매출이 불안정해 이를 극복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기 위해 의료 분야의 첨단기술 제품 개발에 나섰다고 했다. 4차산업 혁명의 앞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레보아이 개발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제조 분야에서 기술을 습득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이었다. 고영테크놀로지도 3D 측정 장비제조업체였다. 3D 기술이 없으면 뇌수술 로봇 개발은 생각도 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처럼 정보통신기술(ICT)과 영상통신, 3D 등 복합적인 융합기술이 있어야만 개발가능한 것이 4차산업 혁명의 신개념 의료기기다. 다행히 한국은 이러한 의료기기 분야에서 기술 수준이 세계 선두권에 있다.

현재 세계 수술로봇 시장의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16%로 관련 시장 매출액은 2015년 8조5419억원에 달한다. 오는 2019년에는 13조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국내에서도 수술 로봇 수입실적이 2015년 146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96억원으로 34%나 증가했다.

수술용 로봇은 이들 업체 외에도 엔터리서치가 신경외과, 안과, 이비인후과에서 주로 사용하는 로봇 ‘로만-MD’이 임상 중이다. 또 현대중공업,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에서도 디스크수술용 로봇 등을 개발 중이다.

이처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는 첨단 의료기기 개발은 민간에 의해 꾸준히 추진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업체들의 의욕이 꺾이지 않도록 정부가 내수와 수출을 적극 지원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이다.

이웃 일본이 이러한 로봇 분야 말고도 진단 분야의 의료기기 개발을 위해 원격의료의 범위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관련 업체에 대해 적극 지원하고 있는 사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저작권자 © 메디소비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