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방석현 기자] 천연물 화장품은 우후죽순 격으로 늘고 있으나,천연물 의약품은 안전성과 규제에 발목이 잡혀 개발이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한 화장품 쇼핑몰에서 등재돼 판매 중인 천연물 화장품은 1407건에 달한다.

그러나 국내 시판 중인 천연물의약품은 SK케미칼의 골관절염 치료제 ‘조인스’, 동아제약의 위염치료제 ‘스티렌’, 휴온스의 식욕억제제 ‘살사라진’, 안국약품의 진해거담제 ‘시네츄라’ 등 20여 품목에 불과하다.

화장품과 의약품은 원료에서도 수적으로 차이가 많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재 원료의약품신고제도(DMF)에 등록된 천연물 원료는 총 28가지다. 화장품의 경우 식물, 동물, 해조류, 미생물ㆍ효모류를 포함한 161개 천연물 원료에 달한다.

이런 압도적 차이는 의약품 원료의 경우 DMF 제도로 등록이 까다롭고 효능ㆍ효과 입증이 어렵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노화 방지에 효과가 있는 애엽추출물의 경우 추출 과정에서 발암 물질인 벤조피렌이 발생한다는 이슈로 인해 해당 원료가 함유된 의약품이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천연물 원료는 추출 과정에서 유기용매(벤젠ㆍ아센톤ㆍ알콜 등)로 인해 독성물질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에 대부분의 천연물 의약품들이 안전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엽(쑥) 성분이 안전성 논란이 있었던 만큼 DMF 등록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현재 DMF 등록을 추진 중인 천연물 원료들도 이런 이유로 등록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천연물 원료만의 효능 및 효과 입증도 쉽지 않다.

천연 물질은 복합적인 성분의 상호작용에 의해 약효가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특정 성분의 명확한 기전을 임상에서 밝혀내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다양한 요소(식물의 재배지ㆍ기후ㆍ수확시기ㆍ가공방법 등)가 품질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품질과 동등성 관리에도 어려움이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천연물 원료는 기존 화합물의약품이 주도하고 있는 시장을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뚫어야 하는 만큼 개발되지 않은 난치성 질환이나 성공 가능성이 높은 영역에 집중해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IMS헬스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세계 천연물의약품 시장 규모는 약 25조원으로 연평균 약 10%씩 성장하고 있으며, 국내 시장 규모도 약 50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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