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뇌전증(간질)으로 불리는 '영아 연축' 치료에 새로운 뇌전증치료제 '비가바트린'과 스테로이드 '프레드니솔론' 병용시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약 73%의 환자가 부작용없이 완치된 것이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신경과 강훈철 교수와 양산부산대병원 소아신경과 고아라 교수 연구팀은 2016년 3월~지난해 6월까지 영아 연축 진단을 받은 66명(발작 연령 5.7개월)을 대상으로 비가바트린과 프레드니솔론 병합치료를 시행했다.

연구팀은 먼저 영아 연축 진단을 받은 환자에게 비가바트린을 2주간 단독 투여하고, 비가바트린에 반응하지 않을 때엔 비가바트린과 프레드니솔론을 함께 투여했다.

비가바트린이 사흘간 50mg 투여되고 이후 나흘간 100mg, 일주일간 150mg을 추가로 투약됐다.

연구팀은 경련이 있거나 뇌파가 불안정할 때엔 프레드니솔론을 기존보다 높은 40mg을 추가로 투약했으며, 그래도 경련을 일으키거나 뇌파가 안정되지 않을 때 프레드니솔론 투여량을 하루 60mg으로 늘렸다.

그 결과, 48명(72.7%)에게서 경련이 없어졌고 뇌파가 정상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심각한 부작용이나 약물 중단 후 재발되지 않았고 치료 기간도 3개월로 단축됐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영아 연축은 영아기에 생기는 드문 뇌전증으로 '웨스트 증후군(West syndrome)'이라고도 불리는데, 출생아 중 10만명당 24~42명에게서 발병하며, 소아 간질 중 2% 가량이 영아 연축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환자의 25%에게서 1년 내 발작이 시작되며, 대개 생후 3~8개월 사이에 증상을 보인다. 발작은 갑작스러운 근수축으로 머리와 몸통, 팔다리가 일시에 굴곡되기도 하며, 하루에 수십 회에서 많으면 100회 이상 발작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아 연축은 신경전달물질의 이상이나 과다 분비에 따라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정확한 생화학적 기전은 알려진 바가 없다. 그동안 다양한 항뇌전증 약물이 치료에 사용되지만 3분의 2 이상에서 제대로 조절되지 않아 정신지체로 이어졌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강훈철 교수는 "용량을 늘려 치료한 환자의 경우 약물 중단 후에도 재발없이 정상적인 발달이 가능했다"며 "이번 연구로 프레드니솔론과 같은 스테로이드의 경우 부작용을 우려해 소량 사용으로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뇌전증 연구(Epilepsy Research)' 최신호에 게재됐다.

강훈철〈왼쪽〉ㆍ고아라 교수
                                       강훈철〈왼쪽〉ㆍ고아라 교수

 

저작권자 © 메디소비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