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자동차 운전 중에 추돌사고를 당했습니다. 그리 큰 사고가 아니라서 며칠 입원하고 마무리했습니다. 하지만 목 언저리와 오른발이 계속 저려 지금까지 괴롭히고 있습니다. 정형외과에서 재활치료도 해봤지만 좀체 낫질 않네요. 한방으로 치료가 가능할까요?”

얼마 전 50대 교통사고 환자가 병원을 찾아와 교통사고 후유증에 대한 상담을 했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항상 크고 작은 교통사고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교통사고를 당하더라도 대처를 잘하면 빨리 회복할 수 있지만, 자칫 방심하다가는 오랜 기간 후유증으로 고통을 겪게 된다.

교통사고는 사고를 당한 후 1개월이 매우 중요하다. 교통사고를 당한 후 1개월 안엔 저림 현상이나 통증이 잘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어 방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고를 당한 후 별 증상이 없다고 안심할 게 아니라, 허리나 관절 등에 무리가 갈 수 있는 심한 운동을 피하고, 특히 목 부위(頸部)에 충격이 가지 않도록 안정을 취해야 한다.

한의학에선 피하 출혈이나 타박 부위의 부종, 그리고 일반 X선 검사에선 잘 보이지 않는 연부조직 손상 등을 개선하며 상처를 치료하고, 통증을 줄여주는 치료를 병행한다. 염증을 개선하는 데엔 대황(大黃)이라는 생약을 많이 사용하게 된다.

교통사고를 당하면 사고 직후엔 별 문제가 없다가 1개월쯤 지나 뒤늦게 저림 현상과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는 한방 치료를 서두르는 게 좋다. 주로 혈행(血行)을 개선하는 처방을 쓰는데, 도핵승기탕(桃核承氣湯)이나 당귀작약산(當歸芍藥散) 등이 대표적인 처방이다.

자동차 사고를 당했을 때 가장 빈도가 높은 후유증은 사고 당시 채찍질과 비슷한 순간적인 충격으로 목이 뒤로 젖혀지면서 생기는 증상이다. 가볍게 생각했다가 후유증이 오래 가는 경우가 많으므로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비단 교통사고를 당하지 않더라도 심한 운동을 할 때 이와 비슷한 증상이 생길 수 있다.

<교통사고 후 주요 후유증 증세>

-근ㆍ골격계의 직접적인 손상으로 인해 충격을 받은 부위가 아프고 활동이 제한된다.

-어깨,등,허리 등이 가만히 있어도 쑤시고 누르면 아프다.

-두통,어지럼증,구역질,소화불량 등이 사라지지 않고 지속된다.

-아무런 이유 없이 가슴이 두근거리고 답답하다.

-피로감이 빨리 찾아오고 특정 부위 근육이 뻐근하다.

-불면증, 신경 예민 등 스트레스가 높아진다.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갈근탕(葛根湯)도 효과적이다. 교통사고로 목이 젖혀졌을 때 생기는 두통과 목의 통증, 팔다리 저림 현상, 이명, 어지럼증, 시각장애 등의 제반 증상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침 치료는 교통사고를 당해 경직됐던 근육을 풀어주고 통증을 줄여 후유증으로부터 빠르게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기본 치료법이다. 그 다음엔 어혈을 풀어내고 놀란 심신을 진정시켜주는 한약 처방을 통해 사고로 발생한 어혈을 제거하고 심신의 불안을 해소시켜준다. 특히 관절과 척추에 이상이 발견될 경우엔 콜라겐 성분이 들어있는 '연골한약'을 복용하는 게 회복에 도움이 된다.

일반 침으로 호전이 더딘 환자에게는 봉독 약침을 쓰는 경우도 있다. 정제된 봉독은 강력한 소염 효과와 손상된 인대 강화 효과는 물론 통증을 가라앉혀주는 역할을 한다.

◇원장 약력

-대구한의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대한한의통증제형학회 정회원

-대한한방성장학회 정회원

-척추추나신경의학회 정회원

-울릉 KBS 라디오 한방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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