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3년만에 다시 발생해 방역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질본)는 지난달 16일부터 6일까지 20여일동안 쿠웨이트를 방문하고 아랍에미리트(UAE)를 거쳐 7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61세의 남성 A씨가 고열에 가래 폐렴 증세를 보여 검사 결과 메르스 양성 환자로 확인됐다고 9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A씨는 인천공항 도착 즉시 택시를 타고 삼성서울병원으로 직행해 검체에 대해 검사한 결과 메르스 의심환자로 입증 돼 8일 새벽 국가지정 격리 병상인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질본은 검사 결과 A씨가 메르스 양성 환자임을 확인하고 환자를 진료한 의료진 등 A씨와 밀접접촉자 21명을 확인해 격리 조치했다고 밝혔다.

메르스는 2015년 5월 국내에서 처음 환자가 발생했다. 당시 감염 환자는 모두 186명으로 이 중 38명이 사망했다. 또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환자와 접촉한 의료진과 가족 친지 등 1만6752명이 격리 조치됐었다. 당시 메르스 발생으로 같은해 6~9월 4개월동안 외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82%나 줄었고 관광산업 피해액만 3조원에 달했었다.

특히 우리나라는 2015년 이후 메르스 다발생 국가가 됐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환자가 발생한 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로 1028명이 발생해 451명이 숨져 44%의 치사율을 보였다. 한국은 3년 전 치사율 20.4%를 나타내 2위를 기록했다. 그 다음은 UAE로 27명 발생에 10명이 숨졌다(치사율 13%).

우리나라의 경우 3년 전 감염 환자가 많고 치사율이 높았던 것은 이미 알려졌듯 방역망이 허술한 것이 원인이었다. 당국이 최초 환자에 대해 허술하게 대처해 여러 병원을 옮겨 다니며 밀접 접촉자가 늘어난 것이다. 또 이 과정에서 늘어나는 환자와 이들 환자가 다녀간 병원에 대한 정보를 ‘쉬쉬’하며 숨기는 바람에 이를 모르는 일반 환자들이 병원에 아무런 대비책 없이 내왕한 것도 환자가 증가한 원인이 됐었다.

따라서 당국은 메르스 관련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병원을 찾는 일반 환자들이 스스로 예방 수칙을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번 메르스 환자 A씨가 입국시 공항에서 설사 증세를 신고했는 데도 공항 검역을 무사통과한 것은 당국의 안일한 대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UAE 항공편으로 A씨와 함께 인천공항에 입국한 모든 승객들에 대해서도 국내 체류지를 파악해 조사할 필요가 있다. UAE 항공편으로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J.F.케네디 공항에 도착한 환자 중 100여명이 집단 독감 증세를 보여 이들 중 11명이 병원으로 옮겨졌다는 외신 보도가 있기 때문이다. 메르스 대응에 한치의 소홀함이 없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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