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직접적인 수술 부위가 아니더라도 신체 전반의 기능에 관여하는 장기에 무리가 올 수 있고, 대표적인 장기가 신장으로 꼽힌다. 실제로 각종 수술을 받은 환자의 5~10%는 여러 원인으로부터 갑작스럽게 신장 세포가 손상을 받아 신장 기능이 감소하는 ‘급성 신손상'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급성 신손상의 위험인자는 일반적으로 고령, 당뇨, 만성콩팥병 등으로 나타났지만 심장수술과 같은 수술적 처치도 발병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내 연구진이 마취방법에 상관없이 수술 후 급성 신손상 위험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김세중(사진) 교수팀은 2006~2015년까지 10년간 본원에서 수술받은 환자 7만4524명 중 수술 전 신장질환이 있거나, 콩팥 관련 평균 혈청 크레아틴 수치가 높은 환자를 제외한 총 5만3484명의 수술 전 신장 기능 검사 결과와 수술 후 급성 신손상 발생 여부를 조사했다.

연구진은 혈청 크레아티닌이 0.3mg/dL 이상 늘거나, 50% 이상 증가한 환자를 급성 신손상 환자로 정의했다.

이후 연구진은 수술시 전신마취를 받은 환자군(4만1996명)과 그 외 마취(부위마취ㆍ척추마취ㆍ감시하 마취관리 등)를 받은 환자군(1만1488명)을 나눠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를 통해 급성 신손상 위험 정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전신마취 후 급성 신손상 발생률이 전신마취 외 마취 후와 비슷한 경향을 보였고, 수술 후엔 마취 종류와 무관하게 급성 신손상의 위험이 있는 것으로 규명됐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그래프 참조>

자료 : 분당서울대병원
                                        자료 : 분당서울대병원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전신마취, 부위마취, 척추마취 등 마취방법과 상관없이 질환 발생 및 예후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급성 신손상이 생기면 말기 신부전증이나 사망 위험이 같은 정도로 증가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추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세중 교수는 “전신마취가 아닌 마취방법으로 수술시 급성 신손상이 얼마나 발생하는지에 대한 평가는 기존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부분"이라며 "혈액검사처럼 간단한 검사를 통한 대규모 임상 자료를 재해석하고 활용한 점에서 이번 연구의 의의가 크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급성 신손상은 수술 후 환자에게 소변양 감소, 부종 등과 더불어 심할 때엔 신장투석의 위험을 높이고 사망까지 초래할 수 있어 이런 위험을 가진 환자의 신장 상태 및 기능에 대해 특히 감시와 평가가 면밀히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메디슨(Medicine)'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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