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신약으로 개발 중인 '레이저티닙'이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돌연변이 폐암환자가 겪는 항암제 내성을 극복하는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조병철ㆍ홍민희ㆍ천유진 교수팀(종양내과)은 3세대 EGFR 돌연변이 억제제인 레이저티닙을 ▲단백질효소 ▲세포주 ▲환자유래세포주 ▲종양 및 환자유래 이종이식마우스 모델 등의 다양한 전임상 플랫폼을 통해 효과 및 이상반응을 연구했다.

연구 결과, 레이저티닙은 세포주 모델에서 'T790M' 돌연변이 세포주의 성장을 선택적으로 강력하게 억제했고, 마우스 모델에선 동등한 생물학적 농도에서 타그리소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암세포 사멸을 유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런 효과가 뇌혈관 장벽을 지나 뇌전이 마우스 모델에서 타그리소보다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

마우스 모델의 모낭 억제 연구에서도, 타그리소보다 모낭의 EGFR 억제를 감소시킴으로써 기존 EGFR 돌연변이 억제제의 부작용인 피부 부작용이 더 적을 것임을 시사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지난해 세계폐암학회에서 발표된 레이저티닙 임상 1상에선 레이저티닙 240mg의 객관적 반응률이 86%로, 경쟁 약물인 타그리소(70%)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비소세포폐암 중에서 EGFR 돌연변이 환자의 비중은 서양인에서 약 10~15%지만, 동양인은 35~50%에 이른다.

EGFR 돌연변이 폐암은 초기에는 1ㆍ2세대 EGFR 돌연변이 억제제(이레사ㆍ타세바 또는 지오트립)를 사용해 효과를 나타내지만, 보통 1~2년 안에 내성이 생겨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데, 내성은 EGFR의 20번 엑손(exon)에 발생하는 T790M이라는 돌연변이 때문이다.

EGFR T790M 돌연변이 억제를 위한 많은 연구가 이뤄져 왔으나, 현재까지 성공해 시판된 약은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 뿐이었다.

조병철 교수는 "레이저티닙을 통해, 기존 EGFR 돌연변이 억제제에 대한 내성으로 치료의 선택폭이 좁았던 환자들에게 또 하나의 옵션이 생겼다고 할 수 있다"며 "뇌전이 환자에는 큰 희망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이번 전임상 데이터 및 1ㆍ2상 연구 결과를 통해 3상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미국종양학회 가이드라인, 미국암네트워크 가이드라인, 유럽임상종양학회 가이드라인에 당당히 레이저티닙이 1차치료제로 등재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이기윤 GK 에셋 회장의 기부와 ‘유한양행ㆍ연세 폐암중개의학연구센터’의 지원을 받아 유한양행 연구소와 해운대백병원 종양내과 이성숙 교수가 공동 연구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암연구 국제학술지 'Clinical Cancer Research'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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