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이 근감소증을 앓고 있으면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연하장애'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하장애(삼킴장애)는 음식물을 씹고 삼키는 과정이나 기능에 문제가 생긴 증세로,주로 노인에게 나타난다.

음식이 정상적인 경로로 이동하지 못하거나 위까지 이르는 시간이 지연되는 등 먹고 마시는 과정의 불편함으로 인해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심한 경우 흡인성 폐렴 등으로 이어져 입원치료가 필요하거나 사망을 초래할 수도 있다.

연하장애를 야기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뇌졸중, 파킨슨병, 치매와 같은 신경계 질환이나 만성폐쇄성 폐질환 등 만성질환이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특별한 질환이나 원인이 없어도 연하장애 증상을 보이는 노인 환자들이 많다. 특히, 노화로 인해 근육이 소실되고 근력이 약화되는 근감소증이 연하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지만,지금까지 대부분 입원 중인 환자나 혹은 복지(요양)시설에 입소 중인 노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여서 결과에 한계가 있었다.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김원석ㆍ백남종 교수팀이 근감소증과 연하장애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근감소증이 연하장애의 발생 위험을 약 2.7배까지 높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지역사회의 노인 인구를 대상으로 근감소증이 연하장애의 위험 요인이 되는지를 확인하고자 ‘한국인의 건강과 노화에 대한 전향적 연구’ 자료를 기반으로 연구했다.

이번 연구는 성남시에 거주하는 65세 이상의 노인 중 연하장애의 주요 원인인 뇌졸중, 파킨슨병, 인지장애, 만성폐쇄성폐질환, 턱관절 장애가 없는 23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236명의 노인 중 54명(22.9%)이 연하장애 증상을 호소했으며, 총 14명(5.9%)의 노인이 근감소증과 함께 연하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하장애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질환이 없는 환자 54명 가운데 14명(약26%)에게서 근감소증이 동반된 것이다.

또한 이를 토대로 근감소증을 앓고 있는 노인에게서는 연하장애 발생 위험이 약 2.7배 높아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노인의 경우 몸 전체적으로 근육이 줄어들면서 혀, 저작근, 인두근육에서도 근육량이 감소하고 기능이 저하돼 결국 음식물을 삼키고 넘기는 기능까지 약화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앞으로는 근감소증과 연하장애 사이의 정확한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후속연구 및 근감소증이 동반된 연하장애 환자를 위한 재활치료와 임상연구도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원석 교수는 “노화로 인해 근육이 줄어들면 낙상, 골절, 대사증후군을 포함해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뿐 아니라 활동량이나 영양이 부족한 노인들은 연하장애 증상도 더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며 “근력과 심폐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유산소 운동 및 근력 운동을 규칙적으로 실시하고, 양질의 단백질 섭취를 통해 근육량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dysphagia(연하장애)’ 1월호에 게재됐다.

                                        김원석(왼쪽)ㆍ백남종 교수

 

저작권자 © 메디소비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